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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길어진 베이다이허 회의... 軍權 분쟁?

박정진 기자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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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OH 자료실]


[SOH] 지난 1일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예년보다 길어진 것에 대해 중국 지도부 내 갈등이 격화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허베이성 피서지인 베이다허(北戴河)에서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장로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회의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개·폐회 등 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관영 매체 등에서 국가주석 및 상무위원 등의 동정이 보도되지 않으면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된 것이고 새롭게 등장하면 ‘회의’가 끝난 것으로 간주된다. 이번 회의는 예년 일정보다 길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14~15일 예정됐던 미중 통상 교섭의 ‘제1단계 합의’에 관한 장관급 회의가 베이다이허 회의 연장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이 회의를 통해 제1단계 통상 합의 이행 여부를 검증할 예정이었지만, 베이다이허 회의가 예년보다 길어지면서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달 들어 시 주석의 동정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며, 베이다이허 회의가 진행 중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그 외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 정치국 상무 위원회의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당내 서열 3위의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 위원장은 지난 8일과 10일, 11일 전인대 상무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홍콩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일, 네팔 총리에게 양국 간 국교 수립 65주년 축전을 보냈다. 리 총리는 또 8일 마힌다 라자팍사 네팔 총리에게 축전을 보냈고, 14일에는 지식 재산권 침해를 단속하는 법률에 서명했다.


하지만 리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지면 보도에 그쳤고 관련 영상은 나가지 않았다.


베이다허 회의는 통상적으로 매년 2주간 진행되지만 올해 회의가 길어진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대 △미중 대립 △홍콩 문제 등으로 중공의 내우외환이 한층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관영 매체가 이번 회의 기간, 시 주석의 동정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할 보도가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시 주석이 지난 6일, 2021년부터 시작되는 ‘십사오(十四五, 제14차 5년간 계획)의 책정에 대해 지시한 것이다.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중 이러한 지시를 한 것은, 앞으로도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눌 앉아 장기집권을 계속할 것임을 다시 선포한 것과 같다.


중국 공산당은 1990년대 이후 국가주석의 임기를 2기 10년으로 제한했다. 원래대로라면, 시 주석은 2023년에 국가주석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2018년 2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국가주석 임기에 대해 ‘2기 10년까지’라는 규제를 철폐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전인대는 같은 해 3월에 개정안을 채택했다.


한편, 당총재 서기와 군 최고 중앙 군사 위원회 주석에게는 명백한 임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시 주석은 2023년 이후에도 국가주석, 당총재 서기, 군사 위원회 주석으로서 중국 최고 지도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15일,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이론 잡지 ‘구시(求是)’에 자신의 과거 연설 내용을 기고한 것이다. ‘현대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정치 경제학의 새로운 경계를 계속 개척해 간다(党對人民軍隊的絶對領導制度爲何動搖不得?)’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시 주석이 2015년 11월 23일 당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행한 연설 내용이다.


그 내용에는 ‘공유제 경제의 강화와 발전을 절대로 흔들지 않는다’, ‘공유제의 주체적인 지위와 국유 경제의 주도적인 역할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등의 문구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기사가 제기하는 마르크스주의 정치 경제학 이론은 현재의 중국 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승부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는 데다, 마르크스주의를 믿는 당원이나 간부들은 한 명도 없다. 홍콩의 상황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공산당에 대한 환상은 이미 깨질 만큼 깨졌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이 구시를 통해 5년 전 연설을 다시 강조한 것은 마르크스주를 앞세워 공산당 독재 노선을 계속 지키겠다는 입장을 비친 의도로 풀이된다.


공산당 정권을 존속시키려면 공유제와 국유 경제를 견지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국책인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유기업을 우대하고 민간기업을 배제한다)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시 주석은 당원과 고관의 서구 망명을 막고, 당원들을 끌어들여 일치단결시킬 목적으로 이 기사를 투고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 주석은 이 기사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를 총정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국영 신화망은 8월 1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평론을 전재했다. 이 기사는 ‘왜 인민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 제도를 흔들어서는 안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중국 공산당의 군 지배권에 대한 지론을 전개했다.


이 평론은 줄곧 중국군은 공산당의 군대라고 주장했다.


『‘국가는, 계급모순에 의한 조화 불가능한 산물이다. 군대는 계급통치의 폭력적 도구다. (중략) 국가 정권을 탈취해 정권을 강화해 나가려면 우선 군을 장악해야 한다.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선 반드시 강한 무장 역량(군)을 가져야 한다. (정권 탈취에) 승리한 후 무장 역량을 빌어… 자신의 통치를 유지해 가야 한다.


군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군을 당에서 이탈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실패로 끝날 것이다.


(문화대혁명) 4인방은 항상 군권 장악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군은 그들의 지령에 따르지 않았다. 4인방이 실각했을 때, 군권을 장악하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 중 관영 매체가 군권 장악에 관한 기사를 발표한 것은 의미심장하고, 당내에서 군권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 또는 쟁탈전이 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역대 최고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군권 장악을 필수적인 것으로 여겼다.』


위에서 밝힌 기사 내용에는 ‘(군에 대한) 최고 영도권과 지휘권은 당 중앙에 있다. (중략) 군사 위원회 주석의 책임제도를 관철해 (군의) 모든 행동에 대해 당 중앙, 중앙 군사원회 및 시진핑 주석의 지휘에 따를 것을 확실히 지켜 나간다’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으로부터, 베이다허 회의에서 일부가 중앙 군사 위원회 주석인 시 주석에게 이의를 제기했거나 군 지도권을 분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은 이러한 의견을 모두 기각한 것 같다. ‘절대적인 영도제도라는 것은 ‘절대적인’ 요구에 달한다는 것이다. (중략) 이는 대충해서는 안 되고, 논란의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소위 ‘절대’는 … 유일성, 철저하게 또한 무조건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군의 절대적인 충성심, 절대적인 순수함,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지켜 나간다’』


이 평론은 일부 내용에도 불구하고, 문맥에서 군권을 둘러싸고, 회의 중에 시진핑파와 그 반대 세력 사이에 생긴 팽팽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당내의 격렬한 대립을 드러낸 이 기사는 곧바로 신화사망에서 삭제됐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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