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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 시위 격화 구실로 ‘긴급법’ 발동 시사

이연화 기자  |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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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AP/NEWSIS]


[SOH]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내각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시위 격화를 진압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내비쳤다.


람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앞서 친중 성향 매체 싱다오(星島)일보가 “홍콩 정부가 행정회의에서 긴급법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부는 폭력과 혼란을 멈출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제공하는 홍콩의 모든 법규를 검토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긴급법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거나 공중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행정장관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해 입법회(국회) 승인 없이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법규이다.


긴급법이 적용되면 행정장관은 임의로 체포, 구금, 추방, 압수수색, 홍콩 출입경을 포함한 교통·운수 통제, 재산 몰수, 검열, 출판·통신 금지, 범법자에 대한 최고 종신형 선고, 기존 성문법 수정 등을 할 수 있다.


사실상 계엄령인 이 법은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22년에 만들어진 뒤 현재까지 97년 동안 1967년에 딱 한 번 발동됐다. ‘6·7 폭동’으로 불리는 반(反)영국 좌익 폭동 당시 홍콩 정부는 3인 이상 집회도 불법 집회로 규정해 해산하게 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도 사법 당국이 시민을 체포해 1년까지 구금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야당과 민주인사들은 “긴급법 적용은 계엄령 선포”라며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고 평화적인 집회 권리를 빼앗아 법치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친중파 진영에서도 긴급법 적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중파 정당인 자유당을 이끄는 펠릭스 청은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긴급법은 우리에게 친숙하지 못한 법으로, 이를 도입한다면 해외 투자자들은 홍콩에서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에서는 31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어 있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홍콩 정부가 긴급법 발동의 구실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홍콩 경찰 당국에 따르면 6월 9일 이후 3개월 간 계속된 송환법 반대 시위로 883명이 체포됐고, 이 중 136명이 기소됐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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