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이각(李珏)의 아버지는 쌀 장사를 생업으로 삼았다. 이각은 사람됨이 정직하고 근검하며 본분을 엄격히 지켰다.

15세 때 그의 아버지가 잠시 외출했을 때부터 이각은 가게를 관리했다. 시골 사람이 곡식을 팔러 오든, 도시 사람이 곡식을 사러 오든, 이각은 모두 되(升)와 말(斗)을 손님에게 주어 스스로 양을 재게 했다. 그 역시 곡식을 매매할 때 사람의 귀천을 따지지 않았다. 곡식을 팔 때마다 단지 2문전(文錢)의 이윤을 남겨 집안 사람을 먹여살렸다. 세월이 오래되어 의식이 풍족해졌다.

부친이 이상히 여겨 무슨 속임수를 쓴 것은 아닌가 걱정하며 그에게 물었고 아들은 실상을 답했다. 부친이 말했다 : " 보통 쌀가게는 큰 말로 사고, 작은 말로 판다. 나는 같은 말을 사용했고 이 정도면 괜찮다고 여겼다. 너는 오히려 되와 말을 손님에게 주어 스스로 양을 재게 하니 네가 나보다 더하구나. 하지만 우리 집안은 의식이 풍족하니 하늘에 눈이 있고 어둠 속에 신의 보호가 있음을 볼 수 있구나."

시간은 흘러 부지불식간에 이각은 이미 칠순의 노인이 되었다.

이당시 조정에 동명이인의 승상이 있었는데 회남(淮南)절도사를 겸임하고 있었다. 곡물상인 이각이 새로 부임하는 절도사의 이름역시 이각이라는 것을 알고 동명을 피하기 위해 이각(李覺)으로 개명했다. 승상겸 절도사인 이각은 어느 날 꿈에 화양동천(華陽洞天)이란 곳에 갔는데 그곳은 꽃이 만발하고 누각이 이어져 있었다. 이각 승상이 천천히 누각 아래를 걷다가 석벽이 매끈하여 투명하게 반짝이며 그 위에 금색으로 큰 글자가 새겨있는 것을 봤는데 이름하여 선적방(仙籍榜)이었다. 열거된 명단에는 이각(李珏)이 있었다. 이각승상은 생각했다 : 나는 주요 관직에 있고 공덕이 하늘에 미쳐 신선 반열에 이름을 올렸구나 ! 그는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이때 2명의 선동이 석벽의 양쪽에서 나와 말했다: " 여기의 이각은 승상 본인이 아니라 당신 관할하의 강양(江陽) 백성입니다. "

다음날 승상이 일어난 후 다른 이각을 방문할 방법이 없는지 찾았다. 며칠이 흘러도 찾을 수가 없었다. 후에 결국 현재 이각(李覺)의 원래 이름이 이각(李珏)이라는 사람을 찾게 되었다.

이승상은 손수레를 보내 곡물상 이각을 집안으로 모셔와 조용한 방에 머물게 한 후 자신은 목욕 재계하고 예를 갖춰 알현하며 그를 도형이라 불렀다. 아울러 전 가족에게 그를 공경으로 모시라 명하고 조석으로 참례했다. 이때 이각은 이미 칠순 노인으로 백발홍안에 표정은 단아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이 승상의 이와 같은 예우를 받으니 사람들 사이에서 일부 논의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말했다, "그는 쌀가게를 운영하는데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 어떤 사람은 시들하게 대답했다, "쌀가게는 대단할 게 없지, 이각의 사람됨이 대단하겠지."

한달 후 이 승상은 입을 열어 이각에게 물었다 : "도형께 묻습니다. 평소 어떤 문의 도술을 수련하셨는지요? 무슨 선약을 복용하셨는지요? 일찍이 저는 꿈에서 선경을 거닐다 도형의 이름이 선적에 올라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형을 환영해 스승의 예로써 대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도술을 저에게 전수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각이 말했다, " 우민은 무슨 도술도 알지 못합니다. 또한 어떤 선약도 복용한 적이 없습니다." 이 승상은 재삼 간구했지만 이각은 어찌할 도리가 없자, 단지 자신이 어떻게 곡식을 팔았는지 말해 주었다.

이 승상은 결국 이유를 알고 감개무량하여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당신은 몇 년을 하루같이 손님 스스로 곡식을 재게 했는데 보기엔 작은 일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는 일반 사람이 능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음덕을 쌓았는 바 역시 다른 사람은 미치지 못합니다! 저는 이 일로 깨달았습니다: 세상의 일거일동, 밥먹고 쉬는 것까지 하늘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공덕을 쌓기만 하면 비록 몸은 미천하나 역시 신령의 보우를 받아 선적에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는 신이 이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것입니다! "

이각이 백세가 되었을 때 여전히 건강하여 맑고 깨끗했다. 사후 3일째 되던 날에 의관은 남아있었으나 신체는 빠져 나와 정말 신선이 되었다.

원래 세상 사람은 신의 눈에는 모두 평등하다. 신은 단지 사람 마음의 선과 악만 보며 이로써 좋고 나쁨과 높고 낮음을 분별한다. 승상이든, 쌀가게 주인이든, 이는 사람을 가늠하는 표준이 아니다. 어떤 평범한 일이라도 착실하게 하고 선한 마음으로 한다면 모두 성적을 낼 수 있으며 심지어 기적을 창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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