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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中文化] 아욱과 청백리(淸白吏)

문화부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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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아욱은 아욱과의 두해살이풀로 높이가 50~70cm가량 자라는데 단풍나무 잎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다. 연한 줄기와 잎은 국을 끓여 먹으며 씨는 동규자(冬葵子)라 하는데 한방에서 이뇨제(利尿劑)로 사용한다.

우리 속담에 “가을 아욱국은 문을 닫아걸고 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욱국은 보약처럼 귀한 음식이었다는 뜻이다.

“아욱으로 국을 끓여 삼 년을 먹으면 외짝 문으로는 못 들어간다”는 속담도 있다. 영양이 풍부한 아욱국을 먹으면 살이 쪄서 외짝 문으로는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불어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욱은 영양만 풍부한 것이 아니라 양기(陽氣)를 보(補)하는 작용이 뛰어난 음식으로 간주됐다. 아욱의 별명은 파루초(破樓草)인데 정자(亭子)나 누각을 부수고 심는 식물이란 뜻이다. 정자를 허물고 심을 정도로 좋은 나물이란 의미다.

명대(明代)까지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허준(許浚·1539-1615)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아욱에 대해 “오장(五臟)의 막힌 기를 통하게 한다. 한 달에 한 번 먹으면 장부가 잘 통하게 된다. 이것은 채소의 으뜸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런데 중국고사 중에 ‘발규거직(拔葵去織)’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아욱을 뽑아버리고 베틀을 내친다”는 뜻인데 중국에서는 이 고사를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지 않는 청백리(淸白吏)의 전형으로 본다. 그렇다면 아욱을 뽑아버리는 것이 왜 청백리의 상징이 됐을까?

이 고사가 등장한 배경은 전국시대 노(魯)나라의 재상을 지낸 공의휴(公儀休)와 관련이 있다. 공의휴는 노나라의 박사(博士) 출신으로 재능과 덕망이 뛰어나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는 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봉록을 받는 관리들이 백성들의 이익을 함부로 침해하지 못하게 했다.

한번은 어떤 손님이 찾아와 그에게 생선을 선물하자 그가 받지 않았다. 손님이 “소문에 듣자하니 재상께서 생선을 좋아하신다고 하여 생선을 드리는 것인데 왜 받지 않으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의휴는 “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았소. 지금 나는 재상의 직에 있기에 얼마든지 생선을 사먹을 수 있소. 하지만 지금 생선을 받다 파면된다면 누가 내게 생선을 주겠소?”라며 사양했다.

또 한번은 그가 집에서 채소를 먹어보니 맛이 아주 좋았다. 알고 보니 청렴한 남편의 봉록만으로만 살기에는 부족했던지 그의 아내가 텃밭에 아욱을 심었던 것이다. 

이를 안 공의휴는 밭으로 달려가 아욱을 모두 뽑아버렸다. 또 한 번은 아내가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는 것을 보고는 부인을 나무라며 베틀을 부숴버렸다. 그러면서 “국록을 받아먹는 내가 스스로 아욱을 재배하고 옷감을 짜 입는다면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이나 옷감을 내다파는 직녀(織女)들은 어떻게 살아간다는 말이오?”라고 했다. 이상은 《사기(史記)》의 ‘순리열전(循吏列傳)’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일화에서 아욱을 뽑고 베틀을 없앤다는 뜻의 발규거직이라는 고사가 탄생한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양극화(兩極化)나 서민경제 보호가 주요 현안이다. 

만약 일부 힘 있는 부서의 관리들이나 심지어 감찰기관의 책임자까지 재산증식을 위해 불법적으로 위장전입을 하거나 직무와 관련된 떳떳하지 못한 부업으로 수입을 챙기는 모습을 본다면 공의휴는 뭐라고 할까? 

사마천(司馬遷)은 이들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아마도 이들이 백성을 가혹하게 다루는 혹리(酷吏)는 아닐지라도 순리(循吏)나 청백리로 존경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문화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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