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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산책] 쇄소응대(灑掃應對)

디지털뉴스팀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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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고대 중국의 하(夏), 은(殷), 주(周) 시대에는 어린이가 여덟 살이 되면 소학교에 들어가 교육을 받았다. 그 근본은 쇄소응대(灑掃應對)에 있었다. 

쇄(灑)는 물을 땅에 뿌려 먼지를 적시는 것이고, 소(掃)는 빗자루로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다. 응(應)은 응하는 것이고, 대(對)는 답변하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가르침이 훗날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근원이 됐다.

가정에서 자녀를 가르칠 때 보잘 것 없이 보이는 일부터 시작한 연후에 비로소 책을 잡게 했다. 그럼으로써 자녀들이 방심하지 않고 덕성을 길러 교만하고 게으른 마음이 생겨나지 않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양반 귀족 집안에서는 그런 자질구레한 일을 아랫사람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로 인해 자녀들이 교만하고 나태함에 빠지는 잘못을 범하기도 했다. 부모의 지나친 사랑이 자녀를 시작부터 그릇된 길에 들어서게 했던 것이다.

조선의 유학자인 남명 조식(曺植)은 퇴계 이황(李滉)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즘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면, 손으로 물 뿌리고 비질하는 절도도 모르면서 입으로는 천리(天理)를 담론하여 헛된 이름이나 훔쳐서 남들을 속이려 하고 있습니다’라고 개탄했다. 

어려서부터 기본도 익히지 않은 채 성인이 되어 고상한 이론을 들먹이며 사욕을 채우려는 이들을 신랄하게 꼬집었던 것이다.

청소하는 데에도 예법이 있었다. ‘무릇 청소하는 예의는 반드시 소매로 앞을 가리고 쓸면서 뒤로 물러나 그 먼지가 어른에게 미치지 않게 한다. 그리고 쓰레받기를 자기 앞으로 향하게 하고 오물을 처리한다.《소학(小學)》 「내편(內篇)」’ 이러한 미세한 몸짓에도 어른에 대한 공경과 예의가 담긴 것이다.

또한 예로부터 마당이나 집안을 청소할 때에는 항상 대문에서 안쪽으로 비질을 해야 복이 들어오며, 반대로 바깥쪽으로 비질을 해서 쓰레기를 대문 밖으로 밀어내면 복과 재산이 달아난다고 여겼다. 

그 까닭은 우리 집안만 깨끗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오물을 밖으로 밀어낸다면, 이웃이나 행인들에게 불편과 불편함을 주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무례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는 이가 복을 받고 행운이 뒤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이웃과 행인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자그마한 행위가 복을 불러들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당을 쓰는 일은 곧 마음을 정돈하는 일이었다. 매일 아침 별로 치울 것도 없는 깨끗한 마당을 비질하는 까닭이 여기 있었다. 또한 자신이 기거하는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 정돈하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주변이 흐트러져 있고 지저분한 곳에서 하는 일이 깔끔하게 처리되기를 바라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곳에 기거하는 이의 마음가짐도 그만큼 흐트러져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발을 방문 앞에, 또는 현관에 가지런히 벗어 놓는 일도 마찬가지다. 도둑이 벗어놓은 신발들의 상태를 보고 침입할 집을 고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주변의 정리와 청결은 그곳에 기거하는 이들의 마음가짐을 대변한다.

우리 민속에 ‘소발(燒髮)’ 풍습이 있었다. 일 년 내내 머리빗을 때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 두었다가 섣달그믐이나 설날 저녁에 대문 밖에서 태웠다. 그렇게 하면 한 해 동안 염병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머리를 매만진 후에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버린다면 불결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병을 얻을 수도 있기에 그런 풍습이 전해진 것이리라. 주변을 청결하게 해야 건강도 따르는 법이다.

또한 우리 풍습에 음력 2월 1일은 대청소하는 날이었다. 겨우내 닫혀 있던 방문을 열어 집안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평소에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깨끗이 쓸고 닦았다. 다가오는 새봄을 상쾌하게 맞을 뿐만 아니라, 겨우내 집안 구석구석에 머물던 노래기를 비롯한 해충을 쓸어내기 위함이었다. 

선조들은 해충을 몰아내기 위해 종이에 ‘향랑각씨속거천리(香娘閣氏速去千里)’라는 글을 써서 집안의 기둥이나 벽에 거꾸로 붙였다. ‘향기 나는 여인이여 빨리 천리(千里) 밖으로 가라.’는 뜻이었다. 몰아내야 할 노래기를 잘 달래서 내보내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청소와 정리정돈은 비단 주변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을 깔끔하고 단정하게 꾸미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기 때문이며, 가정을 환히 밝히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카톨릭신문


디지털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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