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대기근' 실태를 폭로한 작가 양지성(杨継绳)이 용기있는 저널리즘 정신을 인정받아 '스티그 라르손 상'을 수상했습니다. 양씨는 수상식에서 "중국 공산당이 정책 실패를 계속 은폐하고 있다"며, 당시의 비참한 상황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양씨는 전 신화사 기자로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 '대기근'에 대한 상황을 조사·정리해 2008년 홍콩에서 '묘비-중국 60년대 대기근의 진실 기록'을 출간했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한때 출간이 금지됐던 이 책에 따르면 1950년대 당시 중국 공산당이 경제정책으로 펼친 '대약진' 운동으로 중국 전역에서 대기근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3600만명이 아사했습니다.
스웨덴의 다니엘 풀 '스티그 라르손 상' 심사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개최된 시상식에서, "대기근은 중국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사 중 하나"라며, "양 씨는 공산당이 은폐한 역사의 진실을 용감하게 조사하고 폭로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습니다.
수상식에 참석한 양씨는 자신은 "당시 대기근으로 3600만명이 아사한 것과 지금도 비극이 은폐되고 있는 것, 또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입막음과 압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비애를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당시 전쟁이나 전염병도 없었고 기후도 좋았지만 집권당의 경제정책 실패로 중국인 수천 만명이 아사했다. 사람들은 산나물과 나무껍질, 조류의 배설물, 쥐나 목화, 진흙 뿐 아니라 시체나 자신의 가족까지도 먹었다. 사람은 극도의 기아 상태에 처하면 도덕이나 양심은 사라지고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는다. 그 결과 사람이 사람을 먹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행사 마지막에 양씨는 이 '대기근'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기록한 이유에 대해 "민족 통한의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사람은 아름다운 기억 뿐 아니라, 스스로 저지른 범죄와 슬픈 기억도 잊어서는 안된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억지로 어두운 과거를 지우려하는 국가는 더 깊은 어두움에 빠질 것이다. 나는 두 번 다시 그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폭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 씨는 책 서문에서 제목 속의 '묘비'는 "기근으로 사망한 부친의 무덤과 아사자 3600만명의 무덤, 그리고 대기근을 일으킨 정치 제도의 무덤과 병마와 정치적 위험에 처한 만일의 경우의 자신의 무덤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75세인 양 씨는 장기간 신화사 기자로 근무했으며, 퇴직 후 2001년에는 '중국 개혁' 등의 잡지 편집을 담당했고, 2003년부터 '염황춘추' 잡지의 부사장을 역임해오다 올해 지병과 공산당의 압력 등을 이유로 퇴직했습니다.
양씨의 저서 '묘비-중국 60년대 대기근의 진실 기록'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스티그 라르손 상은 타계한 스웨덴 저널리스트겸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의 친족이 설립한 기금으로 운영되며, 2009년에 발족돼 올해로 7회를 맞이했습니다. 양 씨는 용감한 보도와 인권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 이 상에서 아시아인으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 기금에 따르면, 양씨는 상금으로 받은 20만 스웨덴 크로나 (약 2,640만원)을 '국경없는 의사회'에 전액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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