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당국이 ‘범죄자 추적’을 명분으로 ‘톈왕(天網)’을 구축한데 이어, ‘악성 유언비어 방지’를 이유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ㆍ微信)에 대한 통제에까지 나섰다.
■ ‘톈왕(天網)’
중국 당국은 2015년 ‘범죄자를 추적한다’는 명분으로 ‘톈왕’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톈왕’은 공안 당국의 범죄예방 감시체계로, 움직이는 대상을 추적 및 판별하는 ‘AI 감시 카메라’와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가 연동되는 시스템이다.
이 ‘AI 감시 카메라’에는 GPS, 얼굴인식 기능이 포함돼 있어, 신호위반 차량이나 무단횡단자 등을 포착한 후, 그 모습을 확대해 ‘인증’을 시작한다. 인증 대상이 지명 수배자로 확인될 경우 즉시 경보가 울린다.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9월 방영한 다큐멘터리 ‘휘황중국(輝煌中國)’를 통해, 사람의 얼굴과 걷는 방법을 식별해 연령, 성별, 신장, 민족을 판단할 수 있고, 식별 대상자의 친척과 친구, 지인의 신원까지 확인하는 톈왕의 기능에 대해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약 1억7,000만개 이상의 감시 카메라(CCTV)가 설치돼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4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은 이 시스템이 사회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정권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 뉴욕대 법학대학원의 제롬 코헨(Jerome Cohen) 교수는 지난달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중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은 당국의 감시 강화로 인한 공포와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약간의 비판적 발언‘만으로도 당국에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위챗 통제 대폭 강화
텐센트(騰訊·텅쉰)가 운영하는 위챗은 중국에서 약 10억명이 이용하고 있는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15일(현지시간) 홍콩 <명보>에 따르면 위챗은 당국의 요구로 인권운동가들의 계정 차단에 나섰다.
이로 인해 상하이 인권운동가 천젠팡(陳建芳)은 자신의 계정에 개헌과 관련된 내용을 올린 후 ‘악성소문 유포 계정’으로 분류돼, 최근 사흘 동안 위챗 계정 4개를 모두 차단당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인권운동가 쉬페이링(徐佩玲)도 지난달 말 ‘국가정권 전복죄’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중국의 유명 인권운동가 우간(吳淦)에 대한 내용을 올린 후 자신의 계정 4개가 모두 차단됐다.
이달 초부터 광둥성 광저우시가 위챗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고 있는 ‘전자신분증 발급’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위챗의 개인정보에 담겨진 채팅 기록, 모바일 페이 기록 등이 공안당국의 신원정보와 결합돼 개개인의 행동이 감시·통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명보에 따르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텐센트 2018 수호자 계획 대회'에서 “텐센트 자체 기술과 능력을 전면적으로 개방해 ‘사이버 보안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수호자 계획'은 텐센트가 2016년 만든 기업의 사회적 책임플랫폼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텐센트의 기술 경쟁력을 발휘해 경찰·이동통신사·기업 등 사회 각계와 협력해 인터넷 불법산업 범죄 단속과 예방에 적극 나서왔다.
현재 이 계획에는 공안부·최고인민법원·최고인민감찰원·공업정보화부·인민은행·차이나유니온페이·순펑택배·차이나유니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에 따르면 ‘수호자 계획’은 지난해 사이버 범죄 153건 적발, 범죄자 3,600명 체포, 개인정보 절도 100억건 이상의 단속에 기여했다.
지난 1일 리수푸(李書福) 지리자동차 회장은 위챗이 사용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것이라고 비난했고, SNS와 포털사이트 등에서도 이 같은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위챗은 공식 계정을 통해 “사용자들의 채팅 기록을 저장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중국 당국은 2020년까지 자국민 1억명에 대한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칭화대 교수는 “당국은 정보통신(IT) 및 AI 기술을 공산당 체제와 결합해 모든 국민의 행동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사회주의’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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