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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텔레비전 자백’ 강요된 英 남성, 당국에 CCTV 폐쇄 규제 요구

김주혁 기자  |  201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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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험프리의 기자회견 현장. [사진=대기원]


[SOH]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이 영국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나왔다. 중국에서 ‘영상 자백’을 강요받은 영국인, 피터 험프리(Peter Humphrey) 씨는 지난 23일 영국의 통신·방송 규제 기관인 영국 정보통신청(Ofcom)에 CCTV 방송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의 자백 영상은 영국에서도 방송됐다.


중국에서 리스크 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는 험프리 씨는 지난 2013년, 중국에서 뇌물죄 혐의를 받은 영국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laxoSmithKline)’의 의뢰를 받아 사내 정보를 유출한 인물에 대해 조사하던 중 중국계 미국인 아내와 함께 체포됐다.


그는 2014년 8월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상하이 감옥에 수감됐다. 그 후 영국 외교부의 협상으로 형기가 단축되어 2015년 6월 석방됐다. 진정서에 따르면 CCTV는 당시, 공안 당국과 공모해 재판 전 검사의 협박을 받은 그의 ‘죄를 인정한’ 장면을 녹화·편집해 국내외에 방송했다고 한다.


한편, CCTV는 다음 달 런던에 유럽본부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하고 약 300명의 직원을 모집 중이었다. 험프리 씨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관영 언론이 세계 각국에 영향력 침투를 확대하고 있으므로 영국 정부와 언론들이 경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6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에 따르면, 영국 규제 당국은 험프리 씨의 진정을 수리했으며, 우선적으로 조사할 뜻을 보였고 조사 결과 위반행위가 인정된 경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험프리 씨는 진정서 제출에 맞춰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중국에서 체포된 직후 진정제 등 약물을 투여 받았고, 좁은 철장 안에 갇혔다고 증언했다. 공안 측은 그에게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도록 명령했고, 10여명의 CCTV 기자와 카메라맨이 철장 주위에 몰려들어 촬영했다고 말했다.


영상은 CCTV 산하의 국제방송 부문인 중국 글로벌 텔레비전 네트워크(CGTN)를 통해 영국을 포함해 각국으로 방송됐다. 험프리 씨는 자신이 받은 재판은 공안에 강요당한 허위 자백을 근거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들어 ‘영상 자백’ 강요가 성행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정식 체포와 재판 전에 이뤄지고 있다. 체포의 정당성을 외부에 내보이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중국에서는 정식 체포와 재판 등을 앞두고 강요적 ‘영상 자백’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자백 강요는 대부분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정식 체포와 재판 전에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체포에 대한 정당성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영상 자백’은 이란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란 국영 방송 <프레스 텔레비전(Press TV)>은 2009년, 자국 경찰당국과 함께, 이란계 캐나다인 저널리스트 마지아르 바하리(Maziar Bahari) 씨의 ‘텔레비전 자백’을 만들었다. 이 영상은 영국에서도 방송됐고, 영국 정보통신청은 약 1년간의 조사를 거쳐 프레스 텔레비전의 영국 내 방송 허가를 취소했다.


험프리 씨는 기자회견에서 복역 중 전립선 증상이 나타났지만, 중국 당국이 ‘죄를 인정하는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치료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그 후 전립선암에 걸렸다.


험프리 씨에 따르면, 자신은 중국에서 수십 명과 함께 아무런 가구가 없는 작은 방에 갇혔고, 화장실은 방의 구석에 있는 작은 구멍이 전부였다. 실내조명도 24시간 점등되어 있어  밤에는 불면에 시달렸다. 그는 “중국에서의 경험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그 괴로움은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험프리 씨의 진정은 스웨덴 인권운동가 피터 달린(Peter Dahlin) 씨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달린 씨도 2016년 중국 텔레비전에서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국제 인권 NGO ‘세이프가드 옹호자(Safeguard Defenders)’를 창립해 ‘영상 자백’ 강요에 대한 진상 구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세이프가드 옹호자’는 금년 6월, ‘각본과 기획, 중국 텔레비전에서 이뤄진 자백의 뒤편’이라는 제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텔레비전을 통해 자백한 영상 45건을 수집하고, 수십 명의 피해자 및 관계자를 취재해 제작에서 방송까지 전 과정을 추적 및 분석했다.
달린 씨에 따르면, 피해자의 거의 전원이 ‘텔레비전 자백’을 하기 전, 공안 당국의 위협과 고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중국에서는 강제 투약, 구타, 화상과 전기 충격, 성적 학대, 1주일 이상에 걸친 식사와 수면 박탈 등 다양한 고문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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