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8일 호주 양대 미디어 그룹 중 하나인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 산하의 디 에이지(The Age)지가 홍콩 량전잉 행정장관이 호주의 한 기업으로부터 총 550만파운드(약 94.7억원)의 뒷돈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량 장관은 장관선거 출마 후인 2011년 12월, 호주 기업 UGL과의 비밀 계약에 서명했습니다. 계약서에 따르면, UGL사는 2012년과 2013년 2회에 걸쳐 량 장관(취임 후)에게 400만파운드 (약 68.9억원)을 공여했습니다. 이것은 UGL사에 의한 영국 부동산 컨설팅 기업인 DTZ사 인수에 대한 사례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런던시장에서 상장폐지 되어 파산한 DTZ사의 당시 이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사장이었던 량 장관은 인수 성립 당일에 모든 직책을 정식 사임했습니다.
그 후에도 UGL사의 동의하에 파산 선고한 DTZ사가 량 장관에게 150만 파운드(약 25.8억원)를 지급했으며, 이 돈은 투자 전액을 회수할 수 없는 DTZ사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공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총 550만 파운드가 된 거액의 뒷돈에 대해 량 장관은 긴급 성명을 내고 “장관 취임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량은 향후에도 UGL과 DTZ 양사의 경영에 협력한다’ 등이 기재되어 있다고 보도되어 “장관측 변명은 비리 의혹을 불식시킬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이 같은 량 장관의 의혹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영국 BBC 방송,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이 량 장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보도한 가운데, 중국 국내 언론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량 장관측의 이 같은 변명은 ’비밀 계약서의 내용과 모순’된다고 일축했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계 언론은 이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았고, 신랑, 수호, 왕이, 텅쉰 등 여러 포털 사이트도 이에 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에 대해, 8일, 홍콩 입법회 의원인 궈룽컹(郭荣铿) 변호사를 포함한 다수의 의원들이 잇따라 성명과 담화를 발표하고, “량 장관은 법률, 행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진상 규명과 함께 사실일 경우 장관 탄핵 등의 태도를 나타냈습니다.
홍콩의 민주화를 후퇴시키는 중국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집행해 왔다는 비난과 함께, 이번 시위에서 민주파 단체와 학생들로부터 사임 요구를 받고 있는 시점에 폭로된 량 장관의 의혹으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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