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구소련에서 계승한 중국공산당 시스템을 바꾸려 하고 있다. 노동교양제도 폐지, 헌법 선서제도 신설, 군 개혁, 국가 감사시스템 설립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시 주석은 서양 민주주의 시스템뿐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제나 중국의 전통문화의 지혜를 참고하여 독자적인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정권은 국가 감시시스템인 ‘감찰위원회(감찰위)’를 지난달 26일부터 베이징, 산시성, 저장성 등 3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다. 왕치산 중앙기율감사위원회 (중기위) 서기는 이 세 지역을 답사하고 운영상황을 시찰했다.
왕 서기는 감찰위가 실질적인 부패박멸 기구이며, 감사나 법률을 집행하는 기구로서 중기위와 협력해 공무원 전원을 감사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 새 기구는 2016년 10월말 6중전회 전체회의 회보 내용에 부합한다. 회보에는 ‘각 계급의 공산당 위원회는 해당 계급의 인민대표대회, 행정부, 감사기관, 사법 기관 등이 법령에 따라 국가기관이나 그 직원의 감독을 실시하는 것을 지지하고 보장해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감찰위는 동일한 계급의 인민대표대회에서 생겨난 것으로, 해당 계급의 공산당기율감사위원회와 정부의 행정감사기관은 이 기구에 합병된다. 이를 통해 왕치산은 중기위 서기라는 '공산당 내 직무‘에 그치지 않고 국가기관의 장으로서 전체 관료와 공무원들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시진핑은 취임 후 군에 대한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 중국군 편성을 구소련식에서 미국식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군 지휘권이 국가주석에게 집중해 시 주석의 군 내부 지위가 큰 폭으로 향상됐다.
개혁 전의 중국 군은 구 소련군을 모델로 한, 개별 전투지역이 각자의 진지를 방어하는 육군 중심이었다. 중앙 군사위원회나 총참모부가 실질적으로 육군의 주도하에서 놓여 7개 군구의 총사령관이 모두 육군 출신이었다.
공군은 각 전투지역에 배속되지만 군구 사령관에게는 공군에 대한 지휘권이 없다. 또한 군 행정 관리기능과 작전 지휘기능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군 내부에서 부패가 만연하기 쉽고, 전투력 저하로 연결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에 비해 미군 최고사령관은 대통령이며,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국방장관이 총괄하는 국방부 관할 하에 놓인다. 군은 평시에는 각자의 조직과 훈련을 담당하고, 유사시에는 혼합 사령부를 구성한다. 이는 현재 중국이 실시하고 있는 군사개혁의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군 개혁 후에는 육해공군이 전투지역에서 독립해 전시에만 전투지역으로 편입되어 사령부의 지휘를 받는다. 총참모부는 육해공군과 무장 경찰사령관으로 구성된 군사위원회 주석의 주도하에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이전의 각 군구의 ‘수직적 조직’을 타파하고, 육해공군의 연계를 강화해 현대전에 적응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 주석은 군사 위원회를 정점에 두고 스스로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됨으로써 군 실권을 잡는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군 최고 사령관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처럼 시 주석도 중국군의 실질상 최고 사령관이 된다.
또한 기존의 7군구를 다섯 개 전투지역으로 재편하여, 기존의 육군 중시형 군을 현대적인 국방군으로 전환시켰다. 방위 체제를 일신한 시 주석은 지도력·영향력을 크게 향상시켜 부패에 관여한 장쩌민파의 책임을 물어 배제하는 것이 용이하게 되었다. (계속)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