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은 올 가을 개최되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회 상무위원 등을 포함한 주요 인사를 선출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산적한 당내 문제 해결에 앞서, 우선 미국과의 관계가 안정되기를 바랄 것이다. 시 정권은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향후 미국과 우호한 관계를 쌓아 올릴 필요가 있다. ▼ 당내 장쩌민 파벌(장파)과 북한 김정은 정권이 관계를 끊게 하는 것과 ▼ 홍콩에서의 쩡칭훙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내부 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2010년, 장파와 북한 정권과의 관계에 대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치엔치천(钱其琛) 전 부총리의 부하는 미국 정부에, 북한은 핵병기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은 중국이 북한에 비밀리에 배치한 것이라는 정보를 흘렸다. 그 목적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89년 ‘톈안먼 사건’이후 북한에 일정 수량의 농축 우라늄을 제공하도록 최초로 승인한 것은 당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이었다고 보도했다.
장쩌민이 ‘톈안먼 사건’ 후 덩샤오핑의 발탁으로 1989년 당 총서기로 취임했을 때 가장 먼저 방문한 것은 북한이다. 이후 당내 장파 핵심인물인 저우융캉, 쩡칭훙 등도 북한과 친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저우융캉과 쩡칭훙 일가는 중국의 석유업계를 좌지우지해 왔다. 때문에 중국은 매년 북한에 대량의 석유를 공급할 수 있었다. 북한과 접경한 랴오닝성에서 장파인 왕민(王珉) 전 성 당 서기도 북한과의 국경무역을 담당했다.
지난해 9월에 발각된 랴오닝성의 한 무역회사가 북한에 대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품을 밀수한 사건도 왕민 등의 장파 일원이 배후에서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진영이 당 중앙 및 동북 지역 등에서 장파 세력을 일소하면 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게 되겠지만, 그 세력을 완전하게 타도할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 진영이 그에 집중할 수 있으려면 미중 관계의 삐걱거림을 피하고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파는 홍콩에서도 세력을 확대해 왔다. 장파 일원이자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인 장더장이 홍콩, 마카오를 총괄하는 ‘중앙 홍콩 마카오 공작 협조소조’ 책임자가 되고, 또한 쩡칭훙과 매우 가까운 렁춘잉이 홍콩특별행정구 장관으로 취임한 후 홍콩에서는 정치적 혼란이 확대되었다.
지난달 26일, 사전 민의조사에서 지지율이 낮았던 홍콩의 캐리 람(林鄭月娥) 전 정무장관이 중국 당국의 주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의 강한 지지를 받아 차기 행정구장관 선거에서 승리했다. 주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 서기 장샤오밍(張暁明) 역시 장파 일원이다. 캐리 람이 당선된 다음날, 홍콩 당국은 2014년 9월에 일어난 ‘우산혁명’에서 행정구 장관 직접선거를 요구한 민주운동 지도자 등 9명을 체포 기소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스미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겸 ‘중국 문제에 관한 연방의회・행정부 위원회(CECC)’공동의장은 “새로운 행정구장관 하에서 홍콩이 중국의 여러 도시 중 하나가 되면, 향후 홍콩에 대해 미국 법률로 정해진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지 여부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미국-홍콩 정책법’에서는 미국 정부는 홍콩을 자유경제체로 간주해 미 달러와 홍콩 달러의 자유 환전을 용인하고, 홍콩 기업에 대해 미국 기밀 첨단기술 입수 규제를 낮춰 기밀기술을 이용하게 할 수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를 서방 국가들과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로, 시진핑 정권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帯一路)’라는 경제권 구상 실현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해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홍콩이 만약 현재의 세계금융센터로서의 지위를 잃으면 중국 당국의 대외 정책은 대폭적인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시 정권이 중국의 개혁개방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는 19대 전, 당내와 정부 각 수준에서 장파 일원을 일소하고 신속하게 자신의 측근들을 순조롭게 배치시킬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미 트럼프 정권에도 일정한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 만들기를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끝)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