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 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텅쉰(騰訊·Tencent)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게임 ‘왕자영요(王者榮燿)’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 영향으로 4일 홍콩 주식시장에서는 텅쉰 주가가 전날 대비 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국내 대기업을 공개적으로 강력히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텅쉰의 주요 인사들이 당내 파벌투쟁에 연관되어, 향후 당국의 반부패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 3일과 4일자 평론에서 잇달아 텅쉰을 비판했다.
지난 월요일 홍콩 주식시장에서 텅쉰의 종가는 전날 대비 4.13% 하락한 269.20 홍콩 달러가 되었다. 텅쉰을 포함한 주요 5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홍콩 항생지수 종가도 텅쉰의 주가 급락으로 전날 대비 1.53% 하락한 25389.01 포인트가 되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텅쉰의 시가총액에서 1099억 홍콩 달러가 사라졌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게임 개발회사를 적극 매수해온 텅쉰은 지난해 86억달러(약 9조원)의 자금으로 핀란드 대형 게임업체인 ‘슈퍼 셀’ 주식의 84.3%를 매수했다. 텅쉰은 이 기업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글로벌 게임 기업이 되었다.
텅쉰이 2015년 11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스마트 폰 게임 ‘왕자영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0억위안(약 1조원)에 달했다.
중국에서 ‘왕자양요’ 사용자 수는 2억명 이상이다. 그 중 2000년 이후 태어난 10대 청소년은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12세 이하의 어린이도 4%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게임에 중독된 사용자들의 건강 피해 등 사회 문제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13세의 학생이 아버지에게 게임을 너무 오래한다고 꾸중을 들은 후 투신자살을 시도한 사건과 11세 여자 아이가 이 게임에 필요한 ‘무기’를 구입하려고 신용카드를 훔쳐서 총 10만위안(약 1,690만원) 이상한 것, 17세 학생이 이 게임을 40시간 계속한 후 뇌졸중을 일으킨 사례‘ 등을 거론하며, “게임중독이 아이들의 인생을 망가트리고 있다”며, “하루빨리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감독 관리를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사평론가 야오제(陶傑)는 “당 기관지가 중국 내 대형 IT 기업에 대해 비디오 게임이나 스마트 폰 게임 등이 청소년을 해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한 것은 당내 파벌 간 권력투쟁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야오 씨는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국내 각 사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다. 오히려 국민이 게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을 ‘우민화 정책’에 안성맞춤이라고 여겼다”며, “최근 ‘부동산 재벌’로 불리는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대련만달(大連萬達) 그룹이 해외기업 매수 제안과 관련해 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이 회사의 주가와 채권가격이 급락했다. 또 텅쉰의 마화텅(馬化騰) 회장 등에 대해서도 불리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어, 당국의 향후 반부패 대상은 정부 고위 당국자와 유착한 기업 경영자와 부호에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는, 특히 장쩌민 파벌과 강한 관계를 가지는 부호들이 숙청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998년 창업된 텅쉰은 2004년 6월 홍콩 시장에 상장한 후, 급속히 사업을 확대해 왔다. 텅쉰은 과거 중국 최대 IT 기업으로 성장한 배후에 장쩌민 파벌의 절대적인 지지가 있었고, 장의 조카가 텅쉰의 고위 관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올 하반기에 시진핑 당국이 중국 내 민간기업과 연예계에 중점을 두고 반부패 운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향후 당국의 단속을 받는 부호가 증가할 것이면 보인다.
한편, 텅쉰의 채팅 앱 ‘웨이신(微信, WeChat)’의 사용자 수는 10억명을 넘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인터넷 통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웨이신 사용자, 특히, 인권·민주 운동가들의 채팅 내용이 당국으로 전송되어, 감시와 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미 실각한 장쩌민파 주요 인물인 저우융캉은 지난 2011년 7월 19일 광둥 선전시에 있는 텅쉰 본사를 시찰한 후, 인터넷 감독 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그 직후,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 안전부가 텅쉰의 데이터 통신 업무에 개입해, 데이터 필터링과 인터넷 감시를 실시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