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감사위원회(중기위)가 24일,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당서기를 ‘중대한 규율 위반’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쑨 씨는 지난 15일 충칭시 서기에서 물러났고, 후임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천민얼(陳敏爾) 구이저우성 당위 서기가 임명되었다.
쑨 씨는 중앙정치국 위원이었고,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에서 최고 지도부에 진입할 것으로 여겨져 왔던 만큼, 그의 실각은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시 주석은 왜 차기 후계자로 알려진 인물을 실각시켰을까? 소식통에 따르면 쑨 씨는 장쩌민파가 추천한 후계자였다. 현재 장쩌민파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 주석에게 쑨 씨를 실각시킨 것은 장파를 더 몰아붙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쑨 씨가 충칭시 서기로 취임한 것은 2012년 11월이었다. 당시 두 세력은 후진타오 전 주석을 필두로 하는 ‘단파(團派, 공산당 청년조직 공청단)와 장쩌민파였다. 당시 정보에 따르면, 그 두 세력의 술책으로 그의 취임이 정해졌다. 장쩌민파는 쑨 씨를, 단파는 후춘화(胡春華, 현 광둥성 서기)를 각각 추천했고, 후 주석이 국가주석 후보였기 때문에 쑨 씨는 총리 후보라는 견해도 있었다.
쑨 씨는 원래 농학박사였고, 베이징 교외에서 연구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쑨 씨는 베이징 농림학원 부원장에 재직할 당시 장쩌민의 여동생 장쩌후이(江沢慧)를 알게 됐고, 그 인연으로 장쩌민과 연결돼 출세가도를 달렸다.
또한 게다가 베이징 순이(順義)현 당서기 재임 중, 순이현 토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쩡칭훙 전 국가 부주석의 아들에게 매각하면서 그 일족과 친분을 맺었다. 그의 아내는 이미 실각한 링지화 통전부장의 아내를 중심으로 하는 민생은행 ‘부인클럽’의 일원이었다. 이 은행은 아내를 통해 고관에게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쩡칭훙과 링지화도 모두 장쩌민파 일원이었다.
소식통은 또 쑨 씨의 실각은 당내 권력 재편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내에서는 후계자를 둘러싸고 ‘격세지명(隔代指名)’이라는 불문율이 있다. 6.4 톈안먼 사건 후, 당시 자오쯔양 총서기가 실각하자 덩샤오핑은 장쩌민을 총서기에 앉혔다. 장쩌민 이후 마침내 10년 임기제가 정착했고, 장쩌민에 이어 덩샤오핑이 지명한 후진타오가 총서기가 되었다. 지금의 시진핑 주석도 역시 장쩌민에게 지명을 받았다. 덩샤오핑도 장쩌민도 이 같은 방식으로 당내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왔다.
중국 내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쑨 씨의 실각으로 장쩌민파의 마지막 희망은 사라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장쩌민파 후계자를 끌어내려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던 ‘장로 지배’에 종언을 고하고 장쩌민파의 생존의 길을 완전히 닫았다. (사진: 주간조선)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