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부동산 개발업체 완다 그룹을 통해 중국 최고 부호 랭킹에 올라선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 회장이 중국 당국에 의해 출국 금지됐다.
27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과 보쉰(博迅) 등은 톈진 소식통을 인용해 “왕 회장이 지난 25일 가족 전원을 데리고 톈진 공항에서 자가용 비행기로 영국으로 가려다 제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왕 회장과 그의 가족은 수 시간의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지만 출국은 금지됐다.
보쉰은 이에 대해 “왕 회장은 최근 수 년간 해외기업 인수 관련 자금 이전 속도를 높였고 부채를 은행에 남겨 중국 정부로부터 눈 밖에 났다”며, “그의 출국금지는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을 정비하려는 조치의 하나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앙통신은 “중국 당국은 다롄완다의 급속한 성장이 고위층의 비호세력과 연계됐을 것으로 보고 본격 조사에 앞서 출국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들어 중국 국내 언론과 해외의 중화권 언론들은 다롄완다와 관련된 부정적 기사를 계속 보도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 완다그룹의 여신 및 부채·융자 리스크에 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왕 회장은 7월 중순 완다호텔 77개를 푸리(富力)부동산에 매각한데 이어 종합 테마파크 완다청(萬達城) 13 곳도 부동산업체 륭촹중궈(融創中國)에 매각했다. 부동산 정보사이트 러쥐왕(樂居網)에 따르면 왕젠린이 마지막 남은 대형 부동산 물건인 완다 플라자(萬達廣場商城)까지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완다 그룹은 또 최근 6900억원을 투자해 영국 런던의 알짜 부동산 매입 계획을 추진했다가 중국 당국의 전 방위 압박으로 철회했다. 이 계획을 발표한 이후 완다 그룹의 회사채와 주가는 급락했고 당국은 이 그룹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중국 당국이 지난 1월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재계 거물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을 홍콩에서 비밀리에 본토로 데려와 조사한 과정에서도 왕 회장과의 연관성이 거론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앤터니 사이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완다그룹의 자산 매각은 샤오젠화 사건과 관련됐음을 배제할 수 없다”며, “샤오 회장이 당시 조사에서 여러 기업 간 복잡한 부채 관계와 주식 보유 상황을 진술했을 것이고 완다도 그 중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