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공산당은 다음 달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 내에서는 후계자를 둘러싸고 ‘격세지명(隔代指名)’이라는 불문율이 있다. 이에 따라 2기를 발족시킬 시진핑 정권은 19대에서 후계자를 지명하게 된다. 지난 7월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가 실각했기 때문에 이 ‘후계자 지명 제도’의 존폐를 둘러싸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후계자 제도는 더 이상 계속되지 않는다. 민주화의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자 계정은 ‘기자안광(記者眼光:기자의 눈)’으로 시진핑 진영의 인터넷 매체인 ‘학습소조(學習小組)’일원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은 게시된 직후, 계정 자체가 삭제되었다.
이 학습 소조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밝힌 중국 저널리스트 황진츄(黄金秋)는 “이 학습소조는 미국에 유학한 적이 있는 시진핑의 딸 시밍쩌(習明澤)를 중심으로 한 홍보팀으로 민주적 성향과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게시됐던 글은 시진핑 진영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해도 좋다”고 말했다.
‘학습소조’의 ‘학습’은 ‘시진핑을 배운다’는 뜻으로 이 소조는 시진핑 주석이 해외를 순방할 경우 관영언론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촬영한 시 주석 부부의 활동을 담은 사진 등을 소개해왔다.
지도자의 사진은 보통 당 선전 부문이 엄선해 발표하는데, 이 소조에서는 신화사 등 관영 언론이 알리지 않는 시 주석의 활동을 알리는 경우도 있어, 시 주석과 지극히 가까운 존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언론은 그 일원이 인민일보 해외판 기자라고 전하고 있지만, 시 주석의 사설 홍보팀이라는 견해가 강하다.
2015년 3월 26일 이 소조 계정에 ‘시진핑은 왜 반부패에 주력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시되었다. 기사의 작성자는 ‘銘則(명칙)’으로 시 주석의 딸 밍쩌와 동음이어이기 때문에 그의 딸이 팀 일원이 되어 아버지의 반부패에 대한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밍쩌는 1992년생으로 저장대(浙江大) 외국어학원(단과대학)을 나와 하버드대에서 유학한 후 귀국해 시진핑의 참모로 활동하고 있다고 해외 중문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