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19차 당대회에서 왕치산(王岐山) 전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유임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이번 당 대회에서 왕치산 서기는 어쩔 수 없이 이퇴위진(以退爲進·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의 중국 정치평론가 천포쿵(陳破空)은 이 같이 분석하고,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두 가지는 얻었지만 두 가지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공산당 당 대회에서, 최고 지도부 인사 쇄신이 이뤄졌다. 이것은 시 지도부의 향후 5년을 점칠 수 있는 중요 포인트로 대회전부터 큰 관심이 모아졌다.
천 씨는 시 주석이 최고 지도부와 상층부를 자신의 측근들로 채워 권력 기반을 강화한 것이 이번 당 대회에서 얻은 최고 성과라고 평했다.
이번 최고 지도부 인선에서 제19기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인선이 리잔수(栗戰書), 왕양(汪洋), 왕후닝(王滬寧), 자오러지(趙樂際), 한정(韓正) 등으로 교체됐다.
천 씨에 따르면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시 주석의 측근은 리잔수와 자오러지이며, 후진타오 전 주석의 측근은 공청단(중국 공산주의 청년단)의 리잔수와 왕양이다. 왕후닝과 한정은 장쩌민파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들은 시 주석에게 표면상 대항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치열한 파벌 투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천 씨는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새 중앙 정치국 위원 25명 중 15명이 시 주석의 측근과 이전 부하”라며, “향후의 정치·경제를 이끄는 중국 지도부 인선에서 장파 세력이 명백히 후퇴한 것은 시 주석이 당 대회에서 얻은 최대의 성과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천 씨는 시 주석이 얻은 또 다른 성과는 ‘차세대 후계자 지명’이라는 당내 불문율을 사실상 폐지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대회 개최를 앞두고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가 차세대 리더로 예상됐지만, 이들은 모두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하고 중앙 정치국위원에 머물렀다.
천포쿵은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후 세워진 최고 지도자 임기에 관한 규칙을 폐지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 주석에게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왕치산 서기의 퇴임일 것이다. 그동안 시 주석의 오른 팔로 반부패 운동을 이끈 왕 서기의 거취에 대해 ‘유임’, ‘퇴임’,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설이 나돈 것은 왕 서기에 반대 세력의 저항이 격렬했음을 말해준다.
천 씨는 시 주석이 당내 반대파와 타협해 왕 서기의 퇴임을 용인한 것과 ‘당 주석제’를 부활시키는 것에 실패한 것‘을 ’이번 대회에서 잃은 두 가지‘로 지적했다.
2013년 취임 후 ‘반부패 정책’에 주력해온 시 주석은 권력 강화를 위해 지난 1982년에 폐지된 ‘당 주석제’를 재도입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외 중문언론들은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잇따라 왕치산의 스캔들을 흘렸다. 천 씨는 “(당시 상황은) 왕 서기에게 큰 압력이 되었을 것이며, 당 내에서도 장쩌민과 쩡칭훙의 공격이 격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불문율에 따라 왕 서기 등 5명의 상무위원이 퇴임할 예정이었다. 이 5명 중, 장가오리와 장더장, 류윈산은 장쩌민파에 속한다.
왕 서기가 이끈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5년간 시 주석이 내건 ‘호랑이도 파리도 함께 잡는다’는 정책에 맞춰 수많은 부패관료들을 적발했다. 반부패 사정으로 실각한 ‘호랑이급’ 거물들은 대부분 장쩌민파의 핵심 인물이었다.
천 씨는 “시 주석이 왕치산을 유임시켰다면, 장가오리 등 장쩌민파는 강하게 반발했을 것이다. 왕 서기를 현직에게 두면 장파에서도 1명 정도는 유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을 것”이라며, “장파의 저항을 억제하기 위해 왕 서기를 퇴임시키는 절충안을 선택했을 것이고, 왕 서기도 향후 당 내 정세를 시 주석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상무위원 재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 씨는 또,시 주석의 오른팔이자 반부패 정책에서 큰 공을 세운 왕 서기가 향후 국가주석의 특사나 국가 부주석 등 다른 요직에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