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새 최고 지도부 구성원 전원과 중국 공산당 제1차 당대회 (1921년 7월 개최)가 열렸던 상하이 기념관을 방문했다.
중국 관영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31일(현지시간) 오전 새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거느리고 상하이 중심의 황푸(黄浦)구 싱예루(興業路)에 있는 이 기념관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상하이에 가까운 저장성 자싱(嘉興)시 난후(南湖)구에 있는 중국 공산당 혁명기념관을 시찰했다.
이 같은 시 주석의 행동은 두 가지 면에서 이례적이다. 중국 문제 전문가 화포(華頗)는 시 주석의 이번 회동에 대해 그가 당내에서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고, 최근 상하이 당서기로 취임한 자신의 측근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과거, 인적쇄신 후 최고 지도자가 일부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을 이끌고 연안 등의 ‘혁명성지’를 방문했다.
화포는 “시 주석이 처음 당 총비서에 취임한 2012년에는 일부 상무위원과 함께 ‘혁명성지’를 시찰했지만, 이번처럼 최고 지도부 전원이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가 당내에서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포는 시 주석이 이번에 시찰한 장소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은 시바이포(西柏坡), 연안, 징깡산(井崗山) 등 과거 마오쩌둥이 당내 주요 권력을 장악한 곳을 시찰해 마오쩌둥 사상을 기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하이였다.
화포는 “상하이에서 제1차 당대회가 열린 1921년 당시 마오쩌둥은 여전히 당내 한 명의 대표에 불과했다”면서, 시진핑은 당내 에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과 나란히 역사적 지위를 확립함과 동시에 이들과 다른 정치노선을 걸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80년대 중반, 샹하이 시장과 당위원회 서기를 지냈으며,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는 샹하이시 식품공장 등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였다.
장쩌민이 총 서기로 승격한 후 30년간, 샹하이시 서기는 장쩌민의 측근들이 이어갔다. 이 측근들이 장쩌민파이기도 한 ‘샹하이방’을 형성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2기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시 주석은 장쩌민파 출신의 상하기 서기 한정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시키고, 그의 전 부하인 리창(李強) 장쑤성 당위원회 서기를 상하이시 서기로 임명했다.
화포는 “시진핑이 당 대회 직후 시찰할 곳을 상하이로 선택한 이유는 리창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는 중국의 주요 경제 도시로 상하이 정계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
화포는 “덩샤오핑 시대부터 최고 지도부 7명 전원이 정치의 중추인 베이징을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시진핑은 상하이를 장악하기 위해 리창을 배치했을 것이며, 리창은 향후 상하이방 배제를 가속화할 것이다. 그에 따라 상하이방의 강한 반발을 예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진핑이 상하이로 가서 상하이방에 강한 압력을 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고 지도부가 상하이를 방문하면서 상하이 시내는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상하이 지역 네티즌들은 “상하이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 연안 고가도로 등이 봉쇄됐고 고속도로 인근 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상하이시 번화가) 화이하이루(淮海路)는 봉쇄되었다’, ‘(푸동신구) 루자쭈이(陸家嘴)의 고층건물에는 저격수가 배치됐다’고 포스팅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