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주도해온 인물로 알려진 루웨이(57)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비리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는 21일(현지시간) 밤 10시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루 부부장이 엄중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엄중 기율 위반'은 중앙기율위가 부정부패 혐의로 낙마를 기정사실화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을 지낸 루 부부장은 7억명 이상의 중국 인터넷 사용자를 통제하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인터넷 차르’로 불려왔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일컫던 말로, 현재 미국에서 특정 이슈에 관한 최고 조정관 혹은 최고 책임자를 뜻한다.
지난해 6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에서 돌연 사임한 루 전 주임은 당시 겸하고 있던 당 선전부 부부장만 맡아 왔다. 당시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으나 구체적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외국 사이트 차단, 게시물 삭제, 인터넷 유언비어 적발 등에 대한 각종 통제권을 쥐고 있다. 루 주임은 재임 중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세계 100인'에도 든 바 있다.
이로써 루 전 주임은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출범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들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첫 정부급(正部級·장관급) 고위 관료가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루 전 주임이 지난 주말경 동료 또는 가족으로 보이는 6명과 함께 연행됐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루 전 주임은 지난 2015년 9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당시 10여명의 장관급 수행원 중 한 명으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시 주석에게 소개하고 미·중 인터넷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등 중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 엄청난 권력을 휘둘렀던 '게이트키퍼(문지기)'로 평가받았다.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모두 루 전 주임 눈에 들기 위해 애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明報)는 루 부부장이 신화통신 재직 시절 저지른 비리 관련 제보가 이미 2년전 중앙기율위 조사팀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루 부부장이 기업인들로부터 퇴폐적 접대를 받았다고 온라인에 폭로한 신화통신 한 기자는 내부 처벌을 받기도 했다.
루 부부장은 2014년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치른 세계인터넷대회의 실책 등을 지적받은 뒤 2016년 6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를 시 주석 측근으로 꼽히는 쉬린(徐麟·54) 부주임에게 넘겨준 뒤 중앙선전부 부부장직만을 맡아왔다. (사진: NTD TV)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