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을 담당하는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국가 전복죄’ 혐의로 중국 당국에 구속되었다고 대만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화 대변인은 외국 기자의 질문에 항상 딱딱한 얼굴로 중국 당국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보도를 부정하듯 지난 1일, 23일 만에 화 대변인을 기자회견에 내보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경찰 당국은 화 대변인의 집을 압수수색해 500만달러(약 54억원)의 현금과 미국으로의 이민 관련 서류 등을 찾아낸 데 대해, ‘국가 전복죄 혐의’로 화 대변인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안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화 대변인은 지난 2013년 네티즌들이 뽑은 ‘중국인 쓰레기(渣) 순위’에서 3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이 같은 순위에 오른 것은 같은 해 초에 발생한 중국 유력신문 ‘남방주말(南方週末)’의 사설 변경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남방주말은 당시 신년호에서 ‘중국의 꿈, 헌정의 꿈’이라는 제목의 신년사에서 헌법을 바탕으로 국민의 권력 견제와 권력 분산 등 정치개혁을 단행할 것을 촉구했지만, 광둥성 당국은 일방적으로 해당 글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꿈에 근접해 있다’는 제목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찬양하는 글로 교체했다.
그로 대해 기자 80여명은 집단 성명을 내며 업무를 거부했고, 편집진이 대거 교체되면서 나흘만에 정상화되는 시련을 겪었다.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외교부 기자회견에서 한 해외언론 기자가 화 대변인에게 “보도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보도검열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언론은 여론을 감독할 의무가 있다”라고 답변했다.
중국인 네티즌들은 당시 화 대변인의 답변에 대해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그를 ‘중국인 쓰레기’ 순위에 올렸다.
한편, 홍콩 빈과일보는 중국 외교부가 지난달 28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화 대변인에 대한 보도를 부정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외교부 대변인은 교대로 휴가를 간다며, 화 대변인은 현재 휴가 중”이라고 해명했다.
화 대변인은 지난달 5일 정례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같은 달 28일까지 공공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쑤성 출신의 화 대변인은 2012년 외교부 보도매체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대변인을 겸해왔다. (사진: 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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