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에 대해 중국 개혁파 원로의 아들이 “구소련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쓴소리를 날렸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개혁파의 상징인 후야오방(胡耀邦)의 아들 후더핑(胡德平)은 전날 자유주의 성향의 싱크탱크 ‘홍판연구소’가 개혁개방 40주년 행사로 개최한 리더십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후더핑은 발언에서 “최근 중국 공산당은 과거 구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권력집중과 기획경제에 머물고 있다”며, “(구소련과 같은 치명적 실책을 범하지 않기 위해) 중국은 개혁개방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20세기, 자본주의 국가들은 기술진보를 통해 효과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소련은 오히려 망했다”며, “그것은 국가 기획경제 모델이 잘못됐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더핑은 현재 중국 공산당의 자문기구인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의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부친인 후야오방은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인 개혁파로 중국공산당 중앙 총서기를 역임했다. 그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 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후더핑에 앞서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로 불리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국가주석의 장남 덩푸팡(鄧樸方·74)도 작년 9월 한 행사에서 시 주석의 과도한 대외정책을 비판했다.
중국장애인연합회 회장인 그는 당시 연합회 총회에서 “중국은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하며, 중국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해 주제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덩 회장은 또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평화와 발전을 지향해야 하며, 서로의 협력과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 회장의 이번 발언은 2013년 중국장애인연합회 총회 때와는 달리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SCMP는 시 주석의 공격적 대외정책으로 초래된 무역 갈등 등의 문제를 겨냥한 따끔한 지적으로 분석했다.
개혁파 원로 2세의 잇따른 지적에 대해 외신들은 시 주석의 공격적 대외정책으로 초래된 무역 갈등과 중국몽을 앞세운 패권 추구를 겨냥한 지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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