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대표적 개혁파 지식인이자 마오쩌둥(毛澤東) 비서였던 리루이(李銳)가 16일 향년 101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리 씨의 딸 리난양(李南央)이 부친의 장례식에 불참하겠다고 밝혀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리난양은 중국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비판해온 부친의 장례를 중국 정부가 주도하기로 한 데 대해 큰 불만을 나타냈다.
리난양에 따르면 리루이는 20일 공산당 주도의 장례식을 거쳐 베이징 시내 외곽에 위치한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묘(革命公墓)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곳은 중국 공산당 원로들이 주로 안치되는 곳이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리난양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고향에 묻히기를 원하셨지만 중국 공산당이 부친의 뜻에 반해 당 주도로 장례식을 치르고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묘(革命公墓)에 안치하려 한다”며, 부친의 장례식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난양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나에게 ‘나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 내 부모님 곁에 묻혀야 한다. 나는 일찍 고향을 떠나서 어머니를 돌보지 못했다’고 말씀하셨다”며, 부친의 유언을 이행할 수 없게 된 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역사학자 겸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리루이는 중국 집권당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이해하고 있었다. 당내 인사로서 그는 당의 역사, 현재 상황을 알고, 당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장리판은 리루이가 공식적인 장례식과 당의 깃발, 바오바오산 혁명공묘 대신 고향에 묻히기 원한데 대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당을 포기하고 당에 대해 더 희망을 갖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폐암으로 투병하던 리루이는 지난 16일 장기부전 증세로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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