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반발로 4일 무력 보복에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이하 인민해방군)은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인민해방군 육·해·공군이 총 동원된 ‘대만 봉쇄’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인민해방군은 대만섬 인근 해상에 설정한 6개 구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이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8월 2일 밤부터 인민해방군 동부전구(戰區)가 실시한 군사훈련을 확대 시행하는 것이다.
이번 훈련 구역 일부에는 대만 영해도 포함돼 있다. 대만 제2 항구도시 남부 가오슝(高雄)과 근접한 남서쪽 훈련 구역은 대만섬과 불과 16㎞가량 거리를 두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실탄사격 훈련 첫날인 4일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부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와 대만 국방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 중국군은 대만 주변 해역에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 대변인은 "4일 오후 동부전구 로켓부대가 대만 동부 외해(外海) 예정한 해역의 여러 지역에 여러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집중 타격했고, 미사일은 전부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도 중국군이 오후 1시56분(한국시간 오후 2시56분)부터 오후 4시까지 수차례에 걸쳐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측은 이날 중국 전투기 중 2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가 돌아갔다고도 확인했다.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대만섬을 포위하는 이번 보복 훈련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 무력 통일 시도 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훈련이 대만 지역의 주요 항구와 주요 항로를 위협해 대만을 전면 봉쇄하려는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무력 시위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쑨리팡(孫立方)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의 이번 훈련 지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매우 가까운 곳으로,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쑨 대변인은 “중국은 비이성적 행동으로 국제 수로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만은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이를 위해 언제든 전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훈련으로 해당 해역과 공역을 지나는 선박과 항공기의 정상 운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위도와 경도를 발표하며 “안전을 위해 이 기간 관련 선박과 항공기는 상술한 해역과 공역에 진입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이번 훈련 구역은 대만이 주장하는 영해 안쪽까지 걸쳐 있어, ‘대만은 중국 영토 일부’라는 주장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의도가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훈련 기간 항공기 진입 금지를 통지한 곳은 대만이 관제권을 행사 중인 ‘타이베이 비행정보구역(FIR)’에 속한다.
이곳을 항로로 이용하는 항공기들은 대체 경로를 찾아야 한다. 한국 국적 항공기의 경우 4~7일 자 항공 100여 편의 운항 차질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3일 “한국 국적기들은 4∼7일 위험구역을 우회해 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평소 2시간~2시간 30분 소요되는 한국-대만 비행 시간은 1시간 이상 더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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