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중·일 국제여자청소년축구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중국 측의 푸대접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18세이하 선발팀은 대회 주최측의 불성실한 대회 준비와 운영에 울상이다. 3일 상하이에 도착한 한국 선발팀은 대회가 열릴 경기장에 도착한 뒤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지난 4월 한국여자축구연맹 임원진의 답사시에는 새로 건설한 원선경기장을 소개했던 대회 주최측이 갑작스레 대회 장소를 동화대학 운동장으로 바꾼 것.
대학 기숙사 옆에 철조망으로 둘러놓은 채 변변한 스탠드 마저 없는 연습구장에서 국제대회를 치르겠다는 것. 경기장 잔디는 관리가 제대로 안돼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부상의 위험까지 있을 정도다.
대회 주최측의 횡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초 한국은 5일 중국 선발팀과 첫 경기를 갖게 돼 있었는데, 주최측에서 일방적으로 5일 오후 3시에 일본 오사카선발팀과 개막전을 갖는 것으로 일정을 바꿔 놓았다. 연일 35∼36℃를 넘나드는 기온에 습도까지 높은 무더위 속에서 한국과 일본에게 먼저 더운 낮시간에 경기하도록 일정을 바꿔 놓은 것. 한국은 6일에도 당초 5시 경기가 잡혀 있었으나, 3시로 일정이 바뀌었다.
뿐만 아니다. 한국선발팀은 4일 대회를 앞둔 최종 훈련을 위해 동화대학 운동장에 도착했지만 출입구 철문이 잠겨 땡볕에서 20여분을 기다려야 했다. 대회 주최측으로부터 사용 통보를 받지 못한 학교 관리측에서 문을 잠궈 두었다가 뒤늦게 연락을 받고서야 문을 열어준 것. 이같은 중국측의 횡포에 대해 한국여자축구연맹 유영운 사무국장은 “중국측에서 대회 준비를 소홀히한 탓도 있지만, 경기 시간 변경은 자국팀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중국측의 신경전”이라고 해석했다.
상하이=김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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