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로 둔갑…버스 화물칸 절도
[YTN TV 2006-08-30 06:14]
[앵커 멘트]
최근 중국 각지에서 고속버스 화물칸에 보관한 가방 속의 현금과 귀중품이 사라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알고 보니 가방 안에 숨어서 화물칸에 들어간 절도범들의 소행이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태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몇 시간을 달린 고속버스가 헤이룽장성 자무쓰시에 도착합니다.
화물칸에서 짐을 찾은 몇몇 승객이 갑자기 비명을 지릅니다.
가방 속의 현금과 귀중품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인터뷰:피해자]
"가방 속의 돈 봉투가 텅 비어 있었어요. 카메라 케이스도 열려있어 깜짝 놀랐죠."
버스 회사 측은 화물칸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버스 승무원]
"짐을 넣고 찾을 때 모두 확인을 하고 화물칸을 꼭 잠급니다."
경찰은 그러나 내리자마자 다시 출발지로 가는 버스에 탄 수상한 남자를 붙잡았습니다.
이 남자의 가방에는 조금 전에 훔친 돈과 귀중품이 가득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남자는 10대 소년을 가방 안에 넣어 버스 화물칸에 실은 뒤 돈과 물건을 훔치게 했습니다.
중국 경찰은 얼마전 허베이성의 한 고속버스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범행 수법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어두운 화물칸의 가방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버스가 잠시 정차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 재빨리 가방 속으로 들어갑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이 남자는 휴대 전화로 공범들과 통화를 한뒤 곧바로 행동을 개시합니다.
매우 익숙한 솜씨로 물건을 훔쳐 작은 가방 안에 담습니다.
담배를 피울 정도로 여유가 넘칩니다.
[인터뷰:절도 혐의자]
"고속도로를 타면 전화를 걸어 행동을 개시하라고 알려줍니다."
목적지에 접근하자 다시 가방 안에 몸을 숨기고 버스가 도착한 직후 공범들이 가방을 챙겨갑니다.
이들은 주도면밀하게 역할을 나누고 가방 안을 신속하게 들락거리는 연습까지 했습니다.
비슷한 수법의 신출기묘한 버스 화물칸 절도는 헤이룽장과 허베이, 광둥, 광시 등 각지에서 벌어졌습니다.
[기자]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은 기막힌 절도 수법과 치밀함에 경악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태현[kimth@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