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찌든 中 30대 작가 "부자 여성에 나를 팔겠다"
월수입 500위안.."衣食 걱정 없는 작품활동 위해" 주장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 후난(湖南)성 작가협회 회원인 황후이(黃輝)는 1993년부터 200여편의 시와 산문을 공개 발표하고 시집을 출간한 적도 있어 후난성 문단에서는 나름대로 지명도가 있다는 '작가'다.
그런 황후이가 돈 많은 여성에게라면 기혼, 미혼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완전히 '임대'하겠다고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서 새삼스럽게 문사는 무엇이며 문학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는 황후이는 최근 현지에서 발행되는 샤오샹신보(蕭湘晨報) 기자에게 "어떤 여성이 나를 좀 임차해 주었으면 좋겠다"면서 "기혼이든 미혼이든 부자여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래서 "내가 정신적인 독립과 완전한 자유를 추구할 수 있는 상황에서라면 신체상의 부자유를 선택할 수도 있다...나를 임차한 여성에게는 섹스행위 등을 포함한 모든 의무를 다 하겠다"는 것이 황후이의 생각이다.
사실상 자신의 몸을 팔겠다고 선언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날마다 시작(詩作) 활동을 할 때 '다음 끼니로 뭘 먹지?' 하는 생각을 더 이상 하기 싫고 의식(衣食)문제에 걱정이 없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곤궁한 생활상을 소개했다.
자신이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500위안(약 5만9천200원) 가량의 원고료 수입으로 한 달을 버텨나가야 하고, 집에 있는 물건 가운데 돈이 되는 것이라고는 데스크톱 컴퓨터 한 대 뿐이라는 것.
그는 "따뜻하게 입고 배부르게 먹는(溫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이상주의, 문학, 시가를 논할 수 있겠는가...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생존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나는 많은 사람의 비난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최근 일부 문인들의 이른바 '행위예술'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 "문학을 어떻게 보고 그런 행동을 하는 거냐", "문단을 쇼 무대로 만들려는 거냐", "그것은 문학에 대한 배반이다"라는 등의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유명 시인인 쑤페이수(蘇菲舒)는 지난 9월30일 베이징의 한 시가 낭송회에 참석했다가 갑자기 옷을 벗어던진 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무대의 마이크 앞에 서서 미리 준비했던 시를 낭송함으로써 올해 중국 문단의 최대 '행위예술'을 선보였다.
또 저명한 작가인 훙펑(洪峰)은 지난달 28일 랴오닝(遼寧)성 성도 선양(瀋陽) 시내 길거리에서 자신의 성명과 신분을 소개하는 패를 가슴에 걸고 구걸 행각을 해 중국 문단을 한 바탕 휘저어 놓았고 이를 계기로 작가는 국가에서 부양해야 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 큰 논란이 벌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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