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21세기판 실크로드’라고 자화자찬한 데 대해 중국민들이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포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개도국을 위해 어느 나라가 더 많은 도로, 철도, 교량을 건설할 수 있고, 저소득 국가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학교, 병원, 스포츠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제적으로 경쟁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닛케이 아시아’는 왕 부장의 발언은 장기간 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중국민들에겐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나라 경제가 엉망진창인데 막대한 돈을 해외 개도국에만 쏟아붓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왕 부장의 발언은 중국 소셜 웨이보 등에서 많은 욕을 먹었다.
현지 네티즌들은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라며 “인민들은 생횔고로 허덕이는 데 정부는 납세자들의 돈을 왜 다른 나라에 쏟아 붓는가”라고 분개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장기화한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 부동산 위기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명목으로 3년간 시행된 강력한 봉쇄 정책은 중국 소비자들이 외출과 소비를 포기하게 했다. 여기에 수출 부진, 내수 침체, 부동산 위기, 청년 실업률까지 폭증하면서 국가 부도가 우려되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16세~24세 청년 실업률은 1월 17.3%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해 6월까지 21.3%로 증가했다.
이는 청년 실업률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고치다. 결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부터 청년 실업률 집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에 걸친 부동산 공급 과잉 문제는 민간 부동산 기업들의 부실 채권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헝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중국 경제의 최대 위기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대대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중국 정부는 뚜렷한 움직임 없이 미온적인 행보만 보이고 있다.
제조업 부문도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망 다변화로 인해 둔화했고, 권위주의 체제 특유의 재산권에 대한 제약, 엄격한 규제와 검열, 정보의 비공개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은 해외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로 사업을 확대하고, 개도국들의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왕이의 발언은 중국민의 불만과 분노를 부채질하는 겪이 된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1조 달러(약 1350조 7000억 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대일로 사업의 지속을 위해 추가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시진핑은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에서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이 각각 3500억 위안(480억 달러, 약 64조 4630억 원)의 자금조달시설을 마련하고, 실크로드펀드에 800억 위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중국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이 사업에 어떻게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국민을 먼저 도와달라는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 요청은 웨이보를 시작으로 샤오홍슈 등 다른 SNS에 게시된 왕 부장의 영상으로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러한 댓글들의 상당수가 이미 삭제되어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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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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