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옥림(徐玉琳)
[SOH] 케이시는 내 친구이자 동료이다. 그녀는 양의사인데, 근무하는 병원이 내 진료실에서 가까워 평소 서로 환자를 보내주곤 했다. 지난 7년 동안 그녀가 병들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는 나와 동갑이며 아름답고 건강한 한 여인이 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를 떠올릴 때마다 내 마음속에는 늘 많은 유감이 남았다.
한번은 그녀가 환자가 되어 나를 찾아왔다.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다가 마지막 줄에 그녀는 이렇게 적었다.
“말기 암 환자로 남은 생명이 아마 한두 달에 불과할 것이며 신도 환자 본인도 이미 포기한 상태이다. 이곳에 온 것은 잠시나마 고통에서 벗어날 길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시 아침부터 밤까지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그 속에는 몰핀 병이 들어 있었고 병의 다른 끝은 그녀의 몸에 삽입되어 있었다.
아래는 그녀의 이야기이다.
케이시는 7년 전에 유방암을 앓았다. 당시 그녀는 다른 암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유방을 깨끗이 절제한 후 항암치료(화학요법)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머리카락도 대머리가 된 후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이 일이 있은 후 그녀는 마치 임무를 완수한 것처럼 더는 암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암은 5년이 못 가 다시 재발했다. 이번에는 원래 병소에서 바깥으로 퍼져 근육과 피부를 뚫고 확산되었다. 결국 돌처럼 단단한 혹이 살을 뚫고 밖으로 나왔는데 높이가 일정하지 않았고 뿌리가 단단했다. 이것은 또 여러 혈관, 신경에 연결되어 통증이 극심했다. 그녀는 모 암 전문 연구소에서부터 시작해 전문병원을 거치며 수많은 사진을 찍고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의학전문가들도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내게 말했다. “나는 지금 정말 서양의학에 실망했어요. 그들은 사람을 기계로 취급하고 신장을 바꾸고 간을 바꾸고 내장을 절제하며 또 못을 박고 관을 삽입하고 철사를 감을 뿐이에요. 하지만 내 경우에는 이런 것들이 모두 쓸모가 없었고 나는 버림받았어요.”
여기까지 들으면서 나는 깊은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 기계는 사람이 만든 것이지만 사람은 신이 만든 것이다. 사람이 만든 철이나 전기 같은 것들로 피와 살, 영성을 지니고 우주와 일체가 되는 사람의 몸을 수리하려 하는데 어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
“당신은 자신의 신체와 소통해본 적이 있나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는데 내가 질문한 의도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 알았다는 듯이 내게 되물었다. “사람이 자신의 신체와 소통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녀는 몹시 고통스러워보였다.
“나는 지금의 이 추악한 몸뚱이가 싫어요. 이 몸뚱이는 내가 영원히 인정할 수 없는 무서운 종양을 키웠어요. 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그것과 함께 살아야 하고 온갖 시달림을 겪어야 하며 또 그것의 통제를 받아야 한답니다.”
그녀는 몹시 분노한 모습이었지만 그러면서 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녀의 눈에서는 쉼 없이 눈물이 흘러내려 얼굴이 온통 눈물범벅이었다. 전에 아주 우수하고 성공적인 의사로서 몹시 거만했던 그녀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며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육체 앞에 굴복하는 이런 모습은 나로서도 처음 목격한 것이다.
“머지않아 나는 영원히 더는 육체적인 고통을 받지 않는 영혼이 되어 해탈하겠지요. 하지만 만약 하느님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어 또 다시 사람의 몸을 갖게 된다면 나는 당신처럼 살고 싶어요. 전에 당신이 저곳에 앉아 연공하던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속으로 정말 부러웠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자신의 마음과 몸을 돌볼 줄 알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은 이미 너무 늦어버렸어요. 모든 것이 너무 늦었어요….”
케이시는 이렇게 떠났다.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말하는 이유는 이 글을 읽는 인연 있는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잘못을 반복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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