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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갖춰야 할 덕목은?

편집부  |  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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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서옥림(徐玉琳 중의사)
 

[SOH] 수잔은 피지로 떠나기 전 아프리카 여행에서의 일을 교훈 삼아 예방주사를 맞고, 연고와 스프레이를 사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피지의 모기는 피부 모공이 큰 외국인에게 더욱 달려들었다.


“피지의 모기는 카메라도 그냥 두지 않았어요.  컴퓨터에 피가 있다면 컴퓨터에서도 피를 빨았을 거예요.”


수잔은 아직도 무서운 듯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피지에 다녀온 후 그녀는 곧장 감염예방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세균이 감염된 모기에게 무릎 3곳이 물렸는데 ‘사상충증(필라리아병)’이라고 했다. 말기가 되면 다리가 물통처럼 붓는데, 이런 종류의 기생충은 림프선을 따라 아주 길게 자란다.
 

검사 결과 초기증세로 기생충이 막 번식하고 생장을 시작하는 단계라 아직 마이크로 필라리아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때 강력한 항생제를 쓰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의사는 마이크로 필라리아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녀가 울며 애원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곳의 사람들은 아주 관료적이에요 잘못되면 소송을 당할 것이라 생각하는 거죠.” 수잔은 분통을 터뜨렸다.


“제 요구가 지나친 것은 아니잖아요. 다만 유충이 성숙하기 전에 제거해 달라는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겨를이 없잖아요.  전생에 무슨 나쁜 짓을 해 이런 보응을 받는지!” 수잔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며칠 후 수잔은 어디서 약을 구해왔는지 스스로 주사를 놓았다. 그러나 이미 늦어 성충이 마이크로 필라리아를 만들기 시작했고 대퇴부 안쪽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잔은 과민체질이라는 이유로 약을 받아오지 못했다.
 

“집이 무너지는데 그들은 아직도 커튼 색깔이 어울리는지 따지고 있어요! 이건 철저한 관료주의라고요!” 수잔은 거칠어 졌다.
 

“저는 전공을 바꾸고 싶어요. 지금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영양학이 아니라 정치거든요. 내가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잘 알 것 같아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정치가가 되고 싶어요. 적어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들의 건의를 받아줄 거예요.”
 

“수잔, 지금은 다른 생각하지 마세요. 멀리 있는 물로는 급한 불을 끌 수 없죠. 정치가가 되려면 준비도 필요하거니와 정치가가 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죠. 어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나요? 남은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지 마세요.” 나는 그녀에게 충고 했다.
 

수잔은 미국에서 치료할 수 없자 외국으로 나갔다. 여러 의사들을 찾아 다녔으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희망적이었다가도 금방 실의에 빠지곤 했다. 그 기생충은 결국 인류의 모든 약물이 접근할 수 없는 안전지대로 들어갔다. 바로 안구(眼球) 뒤에 있는 삼각지대인데 마치 계단 밑처럼 약을 쓰면 일시적으로 숨었다가 약이 중단되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번식했다.
 

약물투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숨바꼭질 하듯 끝내 그것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잔은 정신이 피폐해졌으며 자신의 몸 곳곳에서 꿈틀대는 기생충을 느꼈다. 과학이 아주 발달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이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수잔이 고통스럽게 치료를 원했을 때, 의사들은 이 병이 환자를 장차 몹시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직 자신의 이익에 손해가 될까 두려워 치료를 해주지 않은 것이다. 의사는 의도(醫道)에 정통하지 못할까 두려워할 수는 있어도 자비심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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