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지난해 전국 강수량이 평년을 크게 밑돌면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2월19일부터 올해 2월18일까지 전국의 1년간 누적강수량(제주 제외)은 969.4㎜로 평년 대비 74.3%에 그쳤다.
강수량 부족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식수 부족으로 급수가 제한되는 지역도 계속 늘고 있다. 가뭄 현상은 특히 강원 영동지역과 남부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16일 강원지방기상청(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영동지방 평균 누적 강수량은 3.2㎜로 평년 64.1㎜의 5%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속초가 3.9㎜로 평년 57.4㎜의 7%, 강릉은 2.5㎜로 평년 70.7㎜의 4%에 각각 불과하며, 고성의 강수량은 0.5㎜로 평년 57.5㎜의 1%에 그쳤다.
■ 강원 영동
삼척, 속초 등은 일부 하천이 완전히 마르면서 식수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속초시는 지난 6일부터 밤 시간대(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시내 전역에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는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삼척시의 한 관계자는 “부족한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나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받은 병입 생수 등을 먼저 공급하고 운반급수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척시는 가뭄이 계속될 것에 대비해 비축한 농업용 관정에 대해서도 식수 사용 가능 여부를 위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도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수차를 동원해 비상급수를 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 경남
경남 지역의 지난 1년 누적강수량은 832.7㎜로 평년 대비 57.8%에 불과하며, 동기간 대비1973년 이후 강수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기록됐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밀양, 양산, 창녕, 김해, 산청 등 지역은 12개월 표준강수지수(SPI) 기준으로 ‘심한 가뭄’을 나머지 지역은 ‘보통 가뭄’을 나타내고 있다. ‘심한 가뭄’은 3.7~17.8년에 한 번 찾아오는 가뭄을 뜻한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밀양은 현재 농업용수와 생활용수에서 기상가뭄 예ㆍ경보 3단계 중 각각 ‘주의’와 ‘심함’ 단계로 판정받았고, 창녕과 양산도 생활용수는 ‘심함’ 단계에 처해 있다.
경남의 다목적댐 저수율은 남강댐만 25.4%로 ‘정상’ 단계고, 밀양댐은 역대 최저 수위인 24%까지 떨어져 ‘심함’ 단계, 합천댐은 28%로 ‘주의’ 단계에 놓여 있다.
경북 지역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대구시에 물을 공급하는 청도의 운문댐 저수율은 댐 준공 이래 최저치인 10%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충남 보령댐도 저수율이 30%를 밑돌고 있다.
■ 전남
전남의 누적 강수량도 최근 45년간 세 번째로 적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의 지난 1년 누적 강수량은 940.3㎜로 평년 대비 67%에 그쳤다.
완도 등 일부 섬 지역은 생활용수 부족으로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보길도는 8일 단수, 2일 급수 체제를 시행 중이며, 신안군 임자면과 안좌면은 격일로 급수와 단수가 시행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가뭄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부터 오는 4월까지의 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에서다.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도 현재 가뭄 주의·심함 단계 총 36개인 시군구의 수가 4월에는 총 46개 시군구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 전국 각지에서 ‘물 부족’ 현상이 한층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 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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