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으로 재정 악화에 시달려 온 말레시아가 관련 사업을 취소키로 했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17~21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 같은 입장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돼 온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된 220억 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의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과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송유·가스관 사업이 곧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하티르 총리는 앞서 방중을 나흘 앞둔 지난 13일에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사업 등으로 국가채무가 이미 1조 링깃(약 275조6600억 원)을 초과하는 등 대규모 국가채무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와 관련해 342억 달러(약 38조6000억 원) 규모의 기초 인프라 건설 사업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사업 중단 결정에 대해 “중극 측도 우리의 문제를 이해해주었다”며, “중국도 말레이시아의 파산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영언론은 이날 말레이시아의 입장과는 상반된 내용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과 마하티르 총리의 회동을 1면 톱기사로 다루고 “말레이시아는 일대일로 구축이 지역 발전에 유리하다고 믿고 있으며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평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이번 방중은 양국 협력의 견고한 토대가 됐다”며 “말레이시아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계속해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을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동남아, 서남아 일대에서 벌이는 일대일로 사업은 ‘막대한 재정부담’과 ‘저조한 경제창출 효과’, ‘안보 주권 침해’ 우려 등으로 각국에서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경계감과 거부감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사진: AP/NEWSIS)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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