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호주와 미국에 각각 살인적인 폭염과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이상기온으로 인한 '극한 날씨'(Extreme Weather)가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다.
■ 살인적 폭염이 강타한 호주
24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 3주째 섭씨 40도가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사용 급증 등으로 시민들이 전력난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폭염에 따른 강우량 급감으로 가뭄이 심화되면서 곳곳에서 수십 마리의 야생마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체감 온도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미국
미국 중서부가 북극에서 내려온 냉기류인 ‘극 소용돌이(polar vortex)’의 강타로 25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으로 떨어졌다.
29일(현지 시각)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노스다코타주(州)의 그랜드포크스 공항의 기온은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졌다. 체감온도는 영하 51도로 중북부 지역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맨살을 노출할 경우 5분 만에 동상을 입을 수 있는 치명적인 온도다.
NWS는 이번 한파는 앞으로 3일간 미국 중북부와 동북부 연안까지 확대돼 기온이 영하 28~40도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체감온도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북부에 위치한 미네소타주의 체감온도는 1982년 기록을 깨고 영하 56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언론은 이에 따라 약 7500만명의 미 국민이 이번 북극 한파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명 피해와 교통마비 등의 피해도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북부지역에서는 눈폭풍과 강추위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항공기 1600여편의 운항과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은 30일 예정돼있던 1077편의 항공기 출발과 도착이 취소됐고, 인근 미드웨이 국제공항에서도 320편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시카고를 오가는 앰트랙 열차도 운행이 취소됐다.
이번 한파로 일리노이, 위스콘신, 미시간 등 중북부 주정부 3곳과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남부 주정부 2곳은 각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모든 교육기관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법원을 포함한 관공서와 상점이 문을 닫았다. 또 시카고 공항을 포함해 중북부 지역을 오가는 20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29일 CBS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심각한 한파가 앞으로 수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 전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체감온도가 영하 50도까지 내려간 이번 한파는 평소 위치보다 남하한 극 소용돌이‘로 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 소용돌이는 북극 상공 성층권에서 반시계 방향(남극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차갑고 건조한 저기압 소용돌이를 말한다.
이 극 소용돌이는 주변에서 부는 제트기류에 의해 극 지방에 갇혀 있어야 하지만 지구 기온 상승 등으로 제트기류가 약해져 남하하면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후변화 전공 프레데릭 오토 교수는 "최근 들어 잦아지는 이상기온 현상은 기상 악화를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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