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국내 대학 곳곳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이어지면서 중국 유학생들과의 마찰이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총영사관이 전남 광주에서 예정된 홍콩 응원 행사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광주인권회의(이하 인권회) 등에 따르면 10일 예정된 ‘홍콩 시민활동가 초청 간담회’ 장소를 제공한 전남대학교 인문대학이 행사를 나흘 앞두고 갑자기 대관 취소 결정을 통보했다.
인권회의 등은 “인문대 관계자로부터 정병석 전남대 총장이 주광주 중국총영사관의 항의전화를 받고 인문대학장에게 대관을 취소토록 했다는 내용을 들었다”며, “중국의 부당한 내정간섭과 그에 굴복한 정 총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성명을 내고 “정 총장이 중국 정부의 외압에 굴복해 1980년 5월의 광주와 전남대 정신을 뒤엎었다”며, “중국이 외압을 가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들의 외침까지 막으려는 시도는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쑨시엔위 주광주 중국총영사의 사과와 정 총장의 대관 취소 시정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 측은 중국 측의 압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중국인 유학생의 반발을 우려한 실무진이 대관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유학생과 간담회 참석자 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광주인권회의 등 주최 측은 긴급회의를 열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으로 간담회 장소를 변경하고 예정대로 10일 오후 6시 30분에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간담회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행사장 제공 약속을 번복한 전남대를 규탄할 계획이다.
최근 전남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벽보인 ‘레넌 벽’과 현수막이 잇달아 훼손되는 등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간 갈등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를 기리기 위해 훼손된 레넌 벽과 현수막을 전남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한편, 8일 홍콩에서 ‘세계 인권의날’(10일)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곳곳에서도 이를 응원하는 시위가 개최됐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대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홍콩 정부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명동 일대를 행진했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도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 단체가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안’ 수용 촉구를 응원하는 집회를 가졌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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