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병원에 이송된 뒤 치료 중 사망했다. 용의자는 41세 남성으로 알려졌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驛) 인근에서 가두연설을 하던 중 오전 11시 31분경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약 5m 거리에서 쏜 총에 맞았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연설 시작 몇 분 뒤 ‘펑’ 소리가 나는 첫 번째 총성이 들렸고, 다시 ‘쾅’ 하는 파열음의 두 번째 총성이 들린 뒤 아베 전 총리는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아베 전 총리는 현장에서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후 헬기로 옮겨져 총격 현장에서 약 25km 떨어진 나라현립의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사망했다.
나라현립의대병원 의료진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치료 중이던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 3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아베 전 총리가 총상으로 인해 목 두 곳과 심장에 손상을 입었으며 과다출혈로 숨졌다면서, 병원 이송시 심폐정지 상태였다고 밝혔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에 의한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를 체포했다. 야마가미는 전직 해상자위대원으로 2005년경까지 약 3년간 근무했으며 현재 무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총기 소유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야마가미 테이프로 감은 길이 40cm 사제 총을 사용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 죽이려고 생각해 노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총리급 인사가 피격돼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참의원 선거 투표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전직 총리 피격 사건으로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2012∼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8개월간 재임하며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냈다.
그는 사임 이후에도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수장이자 강경 우익 세력의 상징으로 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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