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9월 영국 중부 버밍엄에서 집권 보수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홍콩 독립활동 행사장에서 폭력적인 난동을 부렸던 중국중앙(CC)TV 특파원 쿵린린(48·孔琳琳)이 최근 경찰에 기소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중문판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쿵 씨가 당시 행사장에서 행사진행 요원을 물리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경찰은 쿵 씨가 다음달 7일 버밍엄 치안판사법정에서 심문을 받게 되며,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고 6개월의 실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30일 영국 보수당 인권 위원회와 비정부 조직(NGO)인 ‘홍콩워치(Hong Kong Watch)’는 '홍콩의 자유, 법치, 자치의 약화'라는 주제로 런던 버밍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회의에는 영국 보수당 의원들을 비롯해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 운동’의 전 학생 리더 등이 참석했다.
당시 취재 차 참석한 쿵 씨는 홍콩워치 설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 부위원장이 연설 중 “중국은 홍콩 반환 때 (중국과 홍콩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라고 한 것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에게 “반중(反中)분자”, “중국이 분열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고함을 질러댔다.
행사를 진행하던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상원의원은 쿵 씨가 소란을 멈추지 않자 퇴장할 것을 요구했지만, 쿵 씨는 “나는 기자이고, 항의할 권리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자원봉사인 에녹 류(Enoch Lieu)는 쿵 씨에게 퇴장을 다시 요구하며, 안내를 위해 그의 팔을 잡으려 하자 쿵 씨는 강하게 반발하며 류 씨의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류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시 쿵 씨에게 뺨을 두 번 맞았다”고 밝혔다.
‘홍콩 워치’가 인터넷에 게시한 당시 영상에는 쿵 씨가 “나는 기자다. 내 몸에서 손을 떼라”고 고함을 지르며 그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쿵 씨의 난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중단됐다.
주영국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쿵린린은 영국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곧바로 풀려났다.
당시 사건에 대해 CCTV는 “영국에서 중국 언론인의 합법적인 권리인 언론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침해받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하며, 대응책 마련과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기타 중국 언론들도 쿵 씨가 정당한 취재 활동을 방해받고 물리적 제지를 받았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명과 내용, 그곳에서 쿵 씨가 행한 난동과 폭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영국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엄중한 교섭과 여론의 압박으로 영국 경찰이 쿵린린을 곧바로 석방했다”면서, “변호사에 따르면 쿵린린은 '혐의없음'으로 풀려났고 그의 행위는 정당했으며 주최 측이 명백히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보수당 대변인은 중국의 사과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관계자의 회의 참석증을 취소한다”고만 답했다. (사진: 유튜브 스크린 샷)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