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중국과의 무역 활성화와 투자 촉진을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셀레 게라치 이탈리아 경제발전부 차관은 6일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로마에 방문할 때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라치 차관에 따르면 앞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해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이후 관련 협상을 계속 진행해왔다.
시 주석은 오는 22일 로마에 도착해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주세페 콘테 총리와 회담을 하고, 이튿날 시칠리아를 개인적으로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경기 부진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3, 4분기 연속으로 GDP(국내총생산)가 역성장하며 경기가 침체한 데 대해 건설 등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하게 되면 G7(주요 7개국) 중 처음이 된다. 현재는 그리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 비주류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친중 행보에 미국과 EU는 각각 난색과 우려를 표시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경제 이익을 줄 수 있을지 회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이탈리아의 국제적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EU 모든 회원국은 EU의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EU의 단합을 존중할 책임이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 가능성에 못마땅한 입장을 나타냈다.
일대일로란 중국이 추진 중인 신(新) 실크로드 전략이다. 일대란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처음 제시한 전략이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육 ・ 해상 실크로드 주변의 60여 개국을 포함한 거대 경제권이 구성된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처음 제창한 '국가대계'로,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육상·해상으로 연결하는 경제 협력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중국이 거액의 자본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최근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중국에 빌린 과중한 부채 때문에 잇달아 위기를 맞고 있어 ‘참여국들을 빚의 함정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는 채무 상황 불능으로 해당 시설의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등 국가들이 일대일로 협력을 폐기하거나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일대일로는 참여국에 대한 사실상의 약탈 행위라며, 중국은 일대일로를 전 세계에 대한 패권 추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연화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