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친중 정치인으로 알려진 영국 차기 총리 후보가 ‘공자학원 전면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인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은 중국을 세계 경제와 국가 안보에 장기적인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며 관련 공약을 내놨다.
수낙 전 장관은 자신이 총리가 되면 그는 당선되면 영국 내 공자학원 30곳을 전면 폐쇄하고, 영국 대학이 해외 기관 등으로부터 5만 파운드(약 7900만 원) 이상의 연구자금을 지원받경우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해외에 설립하는 공자학원은 표면적으로는 중국 문화 교육기관이지만,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활용된다는 비판과 함께 서방 국가 사이에서는 퇴출론이 끊이지 않고 았다.
영국 하원엔 공자학원으로부터 부적절한 자금을 수수하거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고등교육기관에 금전 거래 내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수낙 전 장관은 "중국은 우리 기술을 훔치고 국내 대학에 침투하고 있다"며 중국의 과학·군사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양국 간 연구 협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영국 보안정보국(MI5)을 통해 중국의 스파이 활동 감시를 강화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 위협을 막기 위해 국제적 협력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영국의 전략적 기술 기업 등 국내 주요 자산 취득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낙 전 장관은 “중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지원했고 대만 등 주변국을 괴롭히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대해선 "개발도상국들에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씌워 짓누르고 있다"고 악평했다.
이어 "그들은 신장 (위구르)과 홍콩을 포함한 자국민을 고문·구금·세뇌하면서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며, 통화 정책을 통해 세계 경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해 왔다"고도 비난했다.
수낙 전 장관은 "영국과 서방 정치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중국의 사악한 활동과 야당을 외면해 왔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 내가 총리가 되면 첫 날 이것들을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수낙의 공약에 대해 상대 후보인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캠프는 즉시 '뜻밖'이라고 반응했다.
다국적 대중 강경파 의원 모임인 '대(對)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공동 의장이자 트러스 캠프에서 활동 중인 보수당의 이언 덩컨 스미스 의원은 "재무부는 지난 2년간 중국과 경제 협약 체결을 추진해왔다"며 수낙의 재무장관 재임 시절 행보를 꼬집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수낵 전 장관에 대해 "중·영 관계 발전에 대해 균형 있고 실용주의적인 견해를 가진 유일한 후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수낙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은 영국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서 최후 후보로 남아 경쟁하고 있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수낙 전 장관은 하원의원 투표 결과 1위로 최종 당 대표 후보에 올랐음에도 트러스 전 장관과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뒤처지는 결과가 나오는 등 결과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낙 전 장관의 강경노선을 부각한 이번 공약에 대해, 최종 총리는 당원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당원 표심을 집중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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