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해군 2명이 국방 관련 정보를 중국 정보 당국에 넘기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중국계 미국인인 이들이 넘긴 정보에는 인도·태평양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훈련에 쓰이는 작전 계획도 등 한국 안보와도 관계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서 기항 중인 상륙함 USS 에식스 호에서 복무 중인 웨이 진차오(22·미국 이름 패트릭 웨이)와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해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자오 원헝(26·미국 이름 토마스 자오)을 간첩(스파이) 혐의로 체포해 재판에 넘겼다.
웨이는 지난해 2월부터 미 해군 함정 사진 및 비디오, 함정 시스템과 관련된 문서 등을 중국 정보 관리들에게 전달했고, 그 대가로 거래 초반 5000달러(약 600만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기계 수리를 담당했던 웨이는 군함의 무기 체계와 추진력 등에 관한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그가 건넨 정보에는 자신이 복무 중인 에식스 호 사진과 동영상 외에 다른 군함의 위치 정보, 해병대 훈련 참가 병력 등 세부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는 웨이가 스파이 활동 기간 중인 지난해 5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사실도 기재됐다.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해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자오도 스파이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레이더 시스템 도면, 미군의 태평양 훈련 작전계획 등을 해양 경제학자로 위장한 중국 정보관에게 전달하고 약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자오에 대해 “(기밀정보에 접근할) 보안 허가를 받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오가 넘긴 작전 계획도에는 미 해군의 위치와 연습 시간, 보급 지원 계획 등 민감 정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는 "이런 혐의가 모두 확정돼 유죄 판결이 나면 자오는 최장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잰 터너 연방수사국(FBI) 방첩국장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민감한 군사 정보를 확보하려고 미군 장병을 ‘오염’시켰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스테이시 모이 FBI 특수요원도 별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미국에 가해지는 가장 큰, 전 세대에 걸친 위협"이라며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적 계획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미군은 총 3명이 됐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용의자가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미 당국의 긴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에는 매사추세츠 주 방위군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21)가 디스코드(게임 관련 온라인 채팅 서비스)에서 비공개 채팅방을 운영하며 300건 이상의 미국 정부 기밀문서를 유포해 기소된 바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 법무부 브리핑 후 "군 기밀 보안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점검과 명확한 정책 및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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