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필리핀 정부가 청소년의 임신과 출산을 줄이기 위해 ‘피임약 복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어쩔 수 없이 부모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이달 ‘청소년 임신 예방법’ 입법을 추진한다. 15~18세 청소년이 부모의 동의 없이 경구 피임약을 구입하고 복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는 이들이 피임약을 사려면 부모나 법적 보호자의 서면 동의가 필요하다.
필리핀은 인구 5명 중 4명이 가톨릭 신자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성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며, 임신중지(낙태)와 피임약 접근도 불가능하다.
교계는 이번 법안 추진에 대해 미성년자들의 분별없는 성행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톨릭교회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에 “10대에 권장되어야 할 유일한 피임법은 금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필리핀 정부는 법적으로 성관계에 합의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췄다고 보는 최소 연령을 12세에서 16세로 90년 만에 올렸지만, 10~14세 소녀 2,000명이 임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면 필리핀 10대 소녀들은 임신·출산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결정권을 갖게 된다.
필리핀에선 △적절한 성교육 부재 △조혼 등으로 청소년 임신율이 증가세를 보인다.
필리핀 통계청은 매일 500명 이상의 청소년이 출산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1년으로 추산하면 약 18만명이 넘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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