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에서 최근 수년 간 남부 국경으로 불법 입국하는 중국인이 급증한 가운데, 미국이 전세기를 동원해 이들을 본국으로 강제 추방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이민세관집행국(ICE)이 중국 당국과 조율 하에 전세기로 중국인 116명을 본국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방은 지난달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이 화상통화를 통해 불법 이민자 송환 문제, 마약 퇴치, 초국가적 범죄 척결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후 이뤄졌다.
국토안보부가 전세기를 동원해 대규모 송환을 한 것은 2018년 이래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망명 자격을 일시 중지하는 새로운 행정 조치를 발표했다. 하루 불법 입경자 수가 2500명이 넘는 상황이 120일 이상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전세기를 이용한 불법 체류자 송환도 새 행정 조치의 일환이다. 여기에는 20대 이상의 전세기가 동원됐으며, 중국인 송환 전세기도 그중 하나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조치가 종료된 2022년 12월 이후 미국으로의 불법 입국 시도가 많아졌다. 특히 2023년부터 남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사례가 한층 급증했다.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에 따르면 현재까지 5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입경 중 체포됐다. 이들 중 32.5%인 1만 6270명은 올해 1~5월 붙잡혔다.
2023회계연도에는 288명의 중국인이 추방을 당했다. 최근엔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 4명 중 1명이 중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에콰도르를 방문한 뒤 육로로 미국-멕시코 국경까지 이동했다.
에콰도르는 ‘정상적인 출국 여부 확인 불가’를 이유로 이번 달 중국과의 90일 무비자 체류 협정 효력을 일시 중단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 틱톡(중국명 더우인)에는 남미를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이주민들의 영상이 2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삭제됐다.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는 중국인들은 보통 임금과 교육, 숙련 수준이 낮은 소외계층으로, 미국 비자를 취득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아예 없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탄압 등이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 망명 신청자는 최근 수십년 동안 비교적 높은 67%의 비율로 미국으로의 이주가 허가됐다. 망명 신청자는 180일 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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