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서비스 운용에 따른 물 소비량 증가로 수자원 고갈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대학 논문을 인용,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가 AI 서비스에 적극 나서면서 오는 2027년에 AI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해에 영국 전체 물 취수량의 절반( 42~66억㎥)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의 샤올레이 런 교수(컴퓨터공학)는 지난해 발표한 AI의 물 소비 예측 논문에서 “MS의 최신 데이터센터에서 GPT-3을 훈련시키는 데 직접 사용한 물만 70만ℓ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정보는 그동안 비밀로 유지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AI를 훈련하려면 많은 양의 문서, 사진, 영상 등을 분석하도록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물이 소비되지만, AI용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도 적지 않은 물이 필요하다.
MS와 구글의 경우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이미 물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2022년 MS의 전체 물 소비량은 640만㎥로 한해 전(477만㎥)보다 34% 급증했다. MS가 미국 아이오아주 디모인에 설치한 GPT용 최신 데이터센터의 경우 이 지역 전체 취수량의 6%에 해당하는 물을 사용했다. 2022년 구글의 전체 물 소비량도 2107만㎥로 한해 전보다 22% 증가했다.
런 교수팀은 전 세계의 인공지능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2027년까지 한해에 42~66억㎥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덴마크의 한해 취수량의 4~6배에 달하는 것이자, 영국 취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런 추정치는 인공지능 서비스에 필요한 전력이 85~134TWh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분석 결과는 동료 평가를 거쳐 정식으로 학술지에 게재되기 이전 상태다.
눈문은 미국에서 MS가 운영하고 있는 GPT-3 관련 데이터센터의 경우 AI가 29.6번의 추론을 할 때마다 물 500㎖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싱가포르,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웨덴에 있는 이 회사의 데이터센터는 17.3~69.6번의 추론을 할 때마다 물 500㎖가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MS가 멕시코, 대만, 인도 등 8개국에 구축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의 경우도 20~47번의 추론을 할 때마다 물 500㎖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런 교수팀은 논문에서 “심각한 담수 부족 위기, 가뭄 확산, 공공 식수 공급 시설의 노후화”가 부각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 모델의 ‘물 발자국’을 공개하고 대응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겨레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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