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브라질에서 8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새벽부터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가 차단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전날 브라질 방송·통신 관련 허가·규제·감독기관인 아나텔(Anatel)에 전국에서 엑스 접속을 막기 위한 조처를 시행할 것을 명령했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56)은 엑스가 올해 지방선거, 2022년 대선 과정 등에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조했으며 반복적이고 고의적으로 법원 명령을 무시해 온 점 등을 이유로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브라질에선 엑스 접속이 불가한 상태다.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엑스를 우회 접속하다 적발될 경우 매일 5만 헤알(약 12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엑스와 브라질은 올해 초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4월 브라질 대법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 계정을 삭제하라고 엑스에 명령했다.
이에 머스크는 불법 검열이라며 크게 반발해왔고, 지난달 엑스는 '직원 안전'을 이유로 브라질 내 사업장 철수를 선언했다.
그러자 대법원은 지난 28일 X에 24시간 이내에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라고 명령했고, 불이행 시 서비스 차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머스크가 40% 지분을 보유한 위성 인터넷기업 스타링크의 브라질 은행 계좌도 동결시켰다.
머스크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엑스가 법률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하루 2만 헤알(47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로이터는 엑스의 미납 벌금 누적액이 1850만 헤알(약 44억원)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이번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브라질 대법원이 동결한 스타링크 관련 계좌를 풀지 않을 경우 엑스 차단 명령도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의 스타링크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브라질 당국의 조치에도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브라질 국민은 여전히 엑스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약 25만 명이 스타링크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치권에선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대법원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반겼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르 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도 훼손시킨 조치”라고 맞섰다.
한편 브라질 외에 엑스를 차단한 나라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등 권위주의 국가다.
디지털뉴스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