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을 하루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간), 이를 한 달간 전격 유예키로 했다. 국경 및 범죄 단속에 대한 양보의 대가다.
‘CNN’ 등에 따르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대(對)캐나다 관세가 최소 30일간 유예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통화에서 △펜타닐 문제 담당자 임명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 투입 △ 국경에 마약 차단을 위한 인력 1만명 투입 등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뤼도 총리와 통화에 대해 "잘 진행됐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도 통화 후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한 달간 유예키로 합의했다.
멕시코는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 마약 및 불법 이주민 단속을 위해 국경 지역에 1만명의 군인을 즉각 파견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에 각 25%, 중국에는 10%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미국은 4일부터 중국산 상품 전체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불법 마약(펜타닐)의 유통을 막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시행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관세 추가 인상도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에게 펜타닐을 보내는 것을 중단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는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첫 임기 당시 중국과 2년간의 무역 전쟁을 벌였다. 당시 미국과 중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고,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줬다.
2020년 무역 협상을 통해 중국은 매년 2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610억 달러로 확대됐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대해 관세 보복에 나섰다. 미국 일부 상품에 대해 오는 10일부터 10%, 석탄과 LNG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텅스텐 등 주요 핵심광물에 대해서도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날 “관세법 등 관련법 기본 원칙에 따라 국무원 승인 아래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산 석탄 및 LNG에는 15% 관세를 부과하고 원유, 농기계, 대형 자동차와 픽업트럭엔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국이 보복 관세 부과 개시 시점을 10일로 상정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10일 이전에 극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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