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주영국 대사관 신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옛 영국 조폐국(Royal Mint) 부지 앞에 수백 명이 모여 이곳에 중국대사관을 건립하려는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중국이 앞서 좌절됐던 해당 계획을 재추진 중인 가운데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중국공산당이 당신을 감시한다”, “영국 내 중국의 비밀 치안행위를 저지하라”, “안젤라 레이너(영국 부총이)는 대사관 신축을 불허하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중국은 앞서 좌절됐던 주영대사관 이전·신축 계획을 재추진 중이다. 현재 런던 서쪽에 있는 중국대사관은 1973년 세워졌다. 약 40년간 외교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새로운 대사관 부지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8년 런던탑 인근 타워햄릿구의 옛 영국 조폐국인 로열 민트 부지 2만㎡(6050평)를 2억5500만 파운드(약 4600억 원)에 사들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새로운 중국대사관 복합단지에는 약 300명의 대사관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을 포함해 상점과 문화 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주미 대사관의 두 배이자 유럽 최대 규모가 될 공관 건축 계획을 내놓자 현지 주민과 인권운동가 등이 안보와 영국 내 반중인사들의 안위, 시위 빈발 가능성, 부지의 역사적 의미 등을 들어 반대했으며 2022년 관할 자치단체인 타워햄릿 구의회가 계획을 불허했다.
이 지역은 이슬람교도 주민의 비중이 높아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중국에 민감하다. 특히 이슬람교도 중에서도 방글라데시계 무슬림 이주민들이 가장 많은데, 방글라데시에서는 위구르 탄압 반대 집회가 대규모로 열릴 정도로 반중(反中) 정서가 팽배하다.
중국은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 출범 직후인 작년 8월, 재차 대사관 건립을 위한 신청서를 구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주택지역사회 장관을 겸임한 레이너 부총리는 현지 조사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영국은 전임 보수당 정부 시절 인권 및 홍콩 문제, 간첩 의혹 등으로 중국과 관계가 불편했으나 스타머 정부는 경제 침체 개선을 위한 '실용성'을 명분으로 대중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중국 대사관은 같은 달 성명에서 “호스트 국가(영국)는 공관 부지 건설을 지원하고 촉진할 국제적 의무가 있다. 중국과 영국 모두 상대국 수도에 새 대사관을 지어야 하며 상호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에는 보수당의 톰 투건하트 전 내무부 안보담당 부장관도 참가했다. 그는 “(중국대사관 신축 문제는) 우리 자유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며 영국 내 반중 인사들에 대한 중국 요원들의 위협적인 움직임에 대해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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