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개봉을 앞둔 디즈니의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영국 프리미어 시사회를 취소해, 과도한 각색과 캐스팅 논란에 대한 반발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6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진행될 예정이었던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가 무산됐다. 프리미어 시사회는 정식 개봉 전 일부 극장을 통해 관객에게 작품을 미리 선보이는 절차다.
이번 작품은 1937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당초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2023년 할리우드 작가 파업의 여파로 일정이 미뤄져 올해 개봉을 확정했다.
그러나 영화는 초기 캐스팅 단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주인공 '백설공주'가 '눈처럼 하얀 피부(Snow White)'를 의미하는 이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라틴계(콜롬비아 폴란드 혼혈) 배우 레이첼 제글러가 캐스팅되면서 원작과의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원작의 백설공주는 독일 출신이다.
또한, 원작에서 중요한 요소였던 '일곱 난쟁이'의 설정이 삭제되고 CGI(컴퓨터 생성 이미지) 캐릭터로 대체되면서, 왜소증 배우들의 기회가 박탈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화 제목에서도 '일곱 난쟁이'라는 문구가 빠져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런 가운데 제글러는 과거 인터뷰 발언으로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2022년 인터뷰에서 그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시대착오적이라 표현하며, 백설공주와 왕자의 관계를 '스토킹'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디즈니가 첫 번째 예고편을 공개했을 당시에도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유튜브에서는 공개 직후 '싫어요'가 100만 개를 돌파했으며, CGI 난쟁이들에 대한 혹평도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CGI가 너무 어색하다", "원작의 핵심 요소를 삭제한 실사화에 의미가 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즈니 측은 “백설공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식해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를 열지 않고 기자회견으로 일정을 축소했다”며 "특히 레이첼 제글러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그녀가 받게 될 질문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디즈니의 실사판 영화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3년 개봉한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도 원작에서 하얀 피부의 빨간 머리를 가졌으나 실사 영화에서 이미지가 다른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결국 수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인어공주는 흥행에 실패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백설공주'는 국내에서 오는 19일 개봉한다.
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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