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民海·53)가 최근 중국 당국에 또 다시 연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이민하이는 지난 21일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베이징(北京)행 열차를 타려다 10여명의 사복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구이민하이는 중국계 스웨덴 국적자로 홍콩에서 코즈웨이베이 서점(퉁러완·銅鑼灣)을 운영해왔다. 그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과 중국 주요 인사와 가족들의 사생활이 담긴 일명 ‘금서’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5년 10월에도 다른 4명의 출판업자와 함께 중국 당국에 의해 연행됐다.
그후 그는 한동안 조사 과정을 거친 뒤 닝보시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석방돼, 홍콩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반자유’의 몸으로 닝보에 체류해왔다.
구이민하이의 딸 앤젤라 구이는 아버지가 2015년 당국에 체포된 후 루게릭병을(ALSㆍ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앓아왔다면서, 병 치료차 스웨덴으로 출국하기 위해 갱신된 여권을 찾으러 베이징(北京)의 스웨덴 대사관으로 가던 도중 체포됐다고 말했다.
스웨덴 당국은 구이민하이의 연행에 대해 주스웨덴 중국 대사도 초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23일 성명을 통해 “스웨덴 정부는 자국 시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우리 시민을 즉각 석방하고 스웨덴 외교관과 의료진의 면담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주중 EU대사도 중국을 강력 성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주중 외국대사관과 영사관 직원을 포함한 어떤 외국인도 국제법과 중국법을 위반해선 안된다”며 그의 연행을 정당화했다.
스웨덴은 그간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적극 모색하면서 중국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구이민하이의 이번 구속으로 인권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충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앤젤라 구이에 따르면 구이민하이는 체포된 후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사진: AP/NEWSIS)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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