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의 대표적 자유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蘋果日報)가 당국의 탄압으로 폐간된 데 대해 대만 정부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4일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대륙위원회는 전날 밤 낸 성명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및 당국의 일련의 탄압으로 홍콩 매체가 더는 운영되지 못하게 됐다”며 “매우 큰 유감을 느낌과 동시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륙위는 “이 불행한 사건으로 홍콩의 신문·출판·언론 자유는 종언을 고하게 됐다”며 “아울러 이를 통해 국제사회는 극단적 독재를 하는 중국 공산당이 이견을 억압하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24일 새벽 새벽 발행된 신문을 끝으로 26년 만에 폐간했다. 빈과일보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자정 부로 작업을 중단한다"며 "24일이 마지막 지면 발간일"이라고 발표했다.
홍콩 시민들은 빈과일보의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홍콩 곳곳의 가판대 앞에서 수 시간 줄을 섰다. 빈과일보는 마지막 신문을 평소보다 12배 가량 많은 100만부를 발행하며 독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보통 오전 1시 반경 도착하는 신문은 이날 0시 55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빈과일보 편집국에서는 마감을 마친 기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빈과일보 한 기자는 SCMP에 “독자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기사를 쓰면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우리의 폐간으로 구속된 동료들이 풀려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밝혔다. 편집국에는 빈과일보의 마지막을 기록하려는 현지 언론과 외신들로 가득 찼다.
빈과일보는 1995년 6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 지미 라이가 창간했다. 그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에 충격을 받아 언론 사업을 시작했다.
빈과일보는 2002년 둥젠화 초대 홍콩 행정장관 취임 후 중국과 홍콩 정부를 비민주적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2014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과 2019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한 적극적 보도로 홍콩의 대표적 자유 성향 언론으로 입지를 굳혔다.
중국과 홍콩 당국은 홍콩보안법을 앞세워 빈과일보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는 지난해 8월 보안법 시행 한 달여 만에 체포돼 불법 집회를 조직하고 참여한 혐의로 징역 20개월을 선고받았다.
당국은 5억홍콩 달러(약 727억원)에 달하는 그의 자산과 회사 자산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를 동결했다. 당국의 탄압으로 빈과일보는 결국 폐간을 하게 됐고 이로 인해 약 8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편, 대만 정부는 2019년 여름부터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일어난 이후 줄곧 공개적으로 홍콩 민주화 운동 진영을 지지했으며, 많은 홍콩 망명객을 받아들였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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