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한국사 연표를 임의로 편집해 작성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됐다.
13일 국내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6일부터 베이징에서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 국가박물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한 행사로 국립중앙박물관도 전시 유물을 제공했다.
그런데 전시회에 소개된 한국고대사 연표에서 신라·백제와 함께 삼국시대를 이끈 고구려가 누락됐고 발해도 우리 고대사 연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연표에는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건립 연도가 상세히 표기돼 있어, 박물관 측이 고구려와 발해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 측은 연대기표 하단에 관련 내용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했다는 표기를 덧붙였다. 이는 우리나라도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로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에 앞서 한국사 연표를 제공했으나 중국 측이 임의로 편집해 작성한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시에 사용되는 자료는 제공한 측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중국 측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이날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를 전달한 상황”이라며 “역사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고구려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며 “정치적인 조작(이슈화)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고구려와 발해를 ‘한민족의 역사’로 가르쳤지만, 동북 변경 지역의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기 위해 2002~2007년 국책사업으로 동북공정(東北工程)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한 것을 실수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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