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10일 홍콩에서 치러진 제7회 구의원 선거에서 많은 유권자가 ‘애국자 전용’ 투표를 거부해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선거에서 등록 유권자 433만106명 가운데 119만3193명이 투표해 최종 투표율이 2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홍콩 총인구는 750만 명이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1997년 이후 구의원 선거의 최저 투표율은 1999년의 35.8%였다. 4년 전 홍콩 민주화 시위 속에서 치른 가장 최근 구의원 선거에서는 71.2%의 사상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1985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 진영이 완전히 배제된 채 친중(親中) 후보만 출마해 중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선거 불참으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공 정부는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지만, 2019년 민주화 시위 이후 ‘홍콩의 중국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0년 7월 홍콩 내 반중·반정부 세력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했고, 2021년부터는 선거법을 개정해 홍콩 의회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며 행정장관·입법회·구의회 선거를 치렀다.
이번 구의회 선거에선 의석 470석 가운데 88석만 선출직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정부 임명(179석), 친중 지역 위원회 선출(176석) 등의 방식으로 채우기로 했다.
또 출마 희망자는 관제 조직의 추천을 받도록 제한을 걸어 홍콩 민주 진영이 한 명도 후보를 내지 못하는 친중 일색 선거로 치러졌다.
이처럼 답이 정해진 선거임에도 홍콩 선관위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선거 당일인 10일 오후 8시 12분부터 전자 선거인 명부 시스템이 30분간 작동되지 않아 투표가 중단됐다면서 투표 시간을 90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전 8시 30분 시작해 오후 10시 30분까지 진행돼야 했던 투표는 자정까지 계속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홍콩 친중 최대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유권자 선출과 지역위원회 선출을 합산한 총 264석 중 109석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공련회 27석, 신민당 15석, 홍콩경제민생연맹 12석, 자유당 5석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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