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샤오창(夏小強 시사평론가)
[SOH] 24일 쓰촨성 청두(成都) 중급법원에서 전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 왕리쥔(王立軍)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왕에게 직무유기, 반역도주,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의 죄를 종합해 징역 15년을 판결했다.
이제 세상의 관심은 자연스레 보시라이의 운명에 쏠리고 있다. 특히 보시라이의 형사처벌 여부는 언론의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왕리쥔 재판 이후 선고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지난 19일 신화사는 왕리쥔 사건의 전말을 아주 상세히 보도함으로써 보시라이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리쥔이 직속상관인 보시라이에게 구카이라이의 헤이우드 살해사건을 보고했을 때 보시라이가 왕리쥔에게 따귀를 때린 것이 두 사람 사이에 반목을 심화시켰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왕리쥔이 살아남기 위해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왕리쥔은 미국측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으며 또 망명신청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보시라이는 ‘중대한 법률위반’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해외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왕리쥔은 법정진술에서 “내 상사가 중앙 정치국위원인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왕리쥔은 판결 직후 항소를 포기한다고 표시했다. 왕리쥔의 항소포기는 ‘각본’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이번에 그가 15년형을 받은 것은 징역 15년에서 사형유예를 받을 것으로 본 외부의 예측과 기본적으로 맞아 들어가는 것이다. 다만 15년형은 이중 가장 가벼운 처벌에 속한다.
이처럼 왕리쥔이 감형된 이유는 중대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대체 어떤 공을 세웠는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왕리쥔은 보시라이의 살해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청두 미국 영사관으로 피신했다. 영사관 문 앞에서 그는 “보시라이는 야심가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그와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지금에 와서 본다면 왕리쥔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장쩌민, 쩡칭훙, 저우융캉, 보시라이 등 파룬궁을 박해한 ‘혈채방(血債幫)’ 멤버들은 18대 전에 정법위 서기 자리를 차지하고 나중에 무장경찰부대의 힘과 여론 통제를 강화하고 충칭모델을 정치강령으로 삼는 등 어느 정도 조건이 무르익으면 시진핑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보시라이를 세우기로 비밀리에 모의했다. 이 정변계획이 절반이상 완성된 상태에서 뜻하지 않게 왕리쥔 사건이 터지면서 모반계획이 폭로되었고 음모는 완전히 좌절되었다. 또 구카이라이 역시 이번 정변에서 보시라이와 저우융캉 사이를 연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저우융캉도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카이라이가 지난해 11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핵심적인 내막은 보시라이 부부가 파룬궁수련자 생체장기적출에 참여해 장기와 시체를 밀매하는 등의 죄악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헤이우드가 살해된 근본원인은 생체장기적출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이상이 왕리쥔이 세웠다는 중대한 공의 내용이다. 왕리쥔이 미국 영사관에 들어감으로써 객관적으로 볼 때 후진타오-원자바오-시진핑이 저우융캉-보시라이의 정변계획을 빨리 무산시켰다.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왕리쥔이 공을 세운 것이다.
만약 왕리쥔의 배후에 보시라이가 없었고 독립적인 사건으로 처리되었다면 그가 저지른 4가지 범죄는 사형을 선고받기에 충분하며 중공 지도부에 의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졌을 것이다. 지금 왕리쥔이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된 것은 단지 그가 공을 세웠기 때문만은 아니며 중공 지도부가 보시라이를 처리할 준비를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이라면 함부로 남의 따귀를 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시라이가 왕리쥔의 따귀를 때린 댓가는 실로 거대했다. 지금 왕리쥔이 감형받은 죗값은 장차 보시라이가 대신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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