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후이(周曉輝 시사평론가)
[SOH] 최근 친공(親共)계 언론에서 장쩌민이 지난 22일 저녁 부인 왕예핑(王冶坪)과 함께 베이징 국가대극원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은 쩡칭훙(曾慶紅), 쩡페이옌(曾培炎) 및 장관급 고위관리들과 함께 뮤지컬 ‘아름답고 푸른 도나휴’를 감상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장쩌민’은 ‘입장할 때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긴 했지만 정신상태는 좋아 보였고 수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아울러 ‘두 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으며’ 공연이 끝난 후에는 출연자들과 합동사진을 찍고 담화를 발표했다고 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장은 ‘건강이 아주 좋고 기분도 좋아보였으며 지구력도 좋아보였다’고 한다. 이에 근거해 어떤 학자는 장쩌민이 “중공 정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18대 고위층 자리싸움에서 장쩌민파 인사가 이미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날 나타난 것이 진짜 장쩌민이라면 이런 분석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보도에 수상한 점이 많고 또 후-원-시 측의 반응을 본다면 장쩌민파 인사들은 이미 철 지난 메뚜기에 불과하다. 가짜 ‘장쩌민’을 들고 나온 것은 저우융캉의 권력이 약화되고 보시라이 재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어리석은 초식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필자는 무슨 근거로 극장에 나타난 인물이 가짜라고 단언하는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보도에 따르면 공연장을 통째로 계약해 일반관객에게 판매하지 않았으며 극장 앞에 있던 사람들은 현장을 떠날 것을 권고 받았다. 오랫동안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각종 소문이 무성했던 장쩌민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수많은 군중들 앞에 나타나야만 보다 많은 의혹을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설마 사람이 많아지면 말이 많아질까 두렵단 말인가? 물론 안전문제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둘째, 소위 ‘장쩌민’을 수행한 인사들을 보면 쩡칭훙, 리란칭, 쩡페이옌 등 모두들 골수 장쩌민파 인사들이다. 비록 많은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하긴 했지만 기이하게도 현직 중앙 고위관리는 단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저우융캉은 해외 순방중이라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도 지금까지 장쩌민의 은혜를 입었던 리창춘, 자칭린 등은 마땅히 참여했어야 한다. 하지만 극장에서 이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을 무엇일까?
셋째, 언론에 발표된 몇 장의 사진을 보면 장쩌민 부부는 물론이고 리란칭, 쩡칭훙 및 주변의 여러 인사들의 얼굴이 모두 흐릿하다. 마치 의도적으로 똑똑히 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렇게 낮은 해상도의 사진을 찍은 책임을 사진사 개인에게 돌릴 수만은 없고 누군가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 최근 저우커화(周克華) 사건에서 보다시피 네티즌들은 수색에 뛰어나고 가짜를 분별하는 능력이 커서 거짓을 날조하는 자들의 마음이 편치 못하기 때문이다.
넷째, 장쩌민이 뮤지컬을 관람했다는 보도는 중공 관영언론에서는 단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해외 친공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고 또 장쩌민의 ‘남은 위세가 상당하며’ 시국을 좌우할 능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장쩌민이 정말 그렇게 능력이 있다면 왜 당 매체에서는 작은 존경조차 표시하지 않는가? 심지어 단신으로 처리되지도 않았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다섯째, 단지 관영매체만 장쩌민의 등장에 대해 침묵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장쩌민파 부하들도 호응이 없었다. 그러므로 후-원-시의 관심 여부는 말할 필요도 없다. 흥미로운 것은 장쩌민이 모습을 나타낸 다음날, 즉, 24일 정치국 회의가 소집되어 7중 전회와 18대 개최시기를 결정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주목할 것은 현재 장쩌민파의 선봉인 저우융캉이 마침 투르크멘 공화국을 방문 중이란 점이다. 중국에 남아 있는 장쩌민파 인사 중 리창춘, 자칭린 역시 일찌감치 딴 마음을 품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은 저우융캉이 정국을 방해하지 못하게 차단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장쩌민파 잔당들이 대체 어떤 꿍꿍이짓을 하는지 알기란 어렵지 않다. 그들의 근본목적은 바로 대외적으로 ‘장쩌민’이 아직 큰 세력이 있고 18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며, 더 나아가 장쩌민파 부하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국을 혼란시키도록 부추기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장’의 등장은 앞서 스타벅스 회장과의 만남이나 양저우시 정부에 전화를 건 것과 마찬가지로 모두 쩡칭훙 등이 꾸민 계책이다. 진짜 장쩌민은 병상에서 숨이 끊어질 날만 기다리고 있다. 필자의 말을 믿지 못하는 독자가 있다면 이번에 등장한 가짜 ‘장쩌민’의 목소리를 예전 목소리와 비교해보기 바란다. 겉모습은 비슷할지 몰라도 목소리나 음색에 차이가 분명히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짜는 결국 가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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